'국내 산업 vs 해외 자본' 다툼으로 확전…임종윤 "지분 매각하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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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한미약품 그룹이 가족 간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가운데 분쟁 양상이 국내 산업자본과 해외 투기자본 간 다툼으로 번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회장이 분쟁 중인 장남과 차남(임종윤·종훈 형제)을 겨냥해 OCI와의 통합을 저지하고 해외 자본에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그룹 측은 임종윤·종훈이 IWL파트너스와 법무법인 대륙아주 측의 컨설팅을 받아 해외펀드에 지분을 매각하려 했다고 파악하고 있다.

IWL파트너스와 대륙아주 등은 해외 대형 프라이빗에쿼티(PE)와 접촉하면서 지분 매각과 관련 검토를 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는 임종윤·종훈 측 자문단의 주요 인물로 신동기 전 골드만HK전무 등을 거론하고 있다.

신동기 전 전무는 대륙아주의 금융 고문으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정황을 바탕으로 송영숙 회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해외자본에 지분을 매각하는 것을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했지만 결국 두 아들의 선택은 해외 자본에 아버지가 남겨준 소중한 지분을 일정 기간이 보장된 경영권과 맞바꾸는 것이 될 것"이라며 "두 아들의 말 못 할 사정은 그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안다"라고도 말했다.

송 회장은 "두 아들의 선택(해외 펀드에 지분 매각)에는 아마 일부 대주주 지분도 약속돼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1조원 투자처의 출처를 밝히고 아버지의 뜻인 '한미가 한국을 대표하는 토종 기업으로 영속할 수 있는 길'을 찾으라"고 강조했다.

즉, 임종윤·종훈 측이 주주총회에서 OCI와의 통합을 저지한 이후 지분을 해외 자본에 매각할 것이란 우려를 강하게 내비친 것이다.

다만, 임종윤·종훈 측은 이에 대응해 입장문을 내고 "한미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한 번도 팔 생각을 해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그 어떤 매도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미그룹 측에서는 이날 법원이 임종윤·종훈 측이 낸 가처분을 기각하면서 해외 자본 매각에 제동을 건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해외 투기 자본 유입 시 한미그룹 일부 사업부의 매각, 직원 해고, 신약개발 중단 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오늘 가처분 기각 판결의 중요한 요인은 재판부가 막대한 자금이 오랜 기간 투자돼야 하는 신약개발 사업을 위해서 OCI와 한미의 통합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임종윤·종훈 측이 일정 기간 경영권을 보장해 준다는 해외자본에 지분을 매각하는 선택을 할 것이라는 송영숙 회장의 우려를 인식한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jwchoi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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