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내용은 3월 26일(화) 오후 4시 연합뉴스경제TV의 '경제ON'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콘텐츠입니다. (출연:윤시윤 연합인포맥스 기자, 진행:이민재)

[이민재 앵커] 시장이 주목했던 중앙은행 빅 이벤트 주간이 지났습니다. 특히 일본은행(BOJ)이 17년 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비둘기파적인 스탠스를 유지했습니다. 먼저 BOJ 결정과 이후 시장 움직임부터 정리해주시죠.

[윤시윤 기자] 네, 일본은행이 지난 19일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고 단기 정책 금리를 0~0.1%로 설정했습니다.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은 구로다 하루히코 전 총재 시절인 2016년 2월 도입해 8년 만에 종료되는 겁니다. 또 2007년 2월 이후 17년 만에 금리 인상입니다. 10년물 수익률 목표치를 없애면서 수익률곡선 통제 정책도 철폐했습니다. BOJ는 상장지수펀드(ETF) 매입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돈을 받는 쪽이 금리를 내는 비정상적인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끝나면서 일본 주요 시중은행인 MUFJ 은행, 미쓰이 스미토모은행은 보통예금 금리를 기존 0.001%보다 20배 높은 0.02%로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BOJ의 완화적인 정책은 당분간 유지되지만 앞으로 추가 긴축 여부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통화정책회의 후 지난 21일 국회에 출석해 "대규모 부양책을 종료했기에 점차 대차대조표를 축소할 것"이라며 "향후 어느 시점에 국채 매입 축소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네, 이번 BOJ 이후 특이한 점은 금리 인상은 자국 통화 절상 요인이라 BOJ의 긴축 전환으로 달러-엔 환율이 내려가야 하는데 시장은 반대로 움직였다는 건데요. 오히려 달러-엔 환율은 151엔대로 오르고 채권 금리는 하락했습니다.

[기자] 네. 맞습니다. 이번 결정은 본격적인 피벗(정책 변화)의 첫걸음인 만큼 매우 큰 변화였지만 시장은 오히려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엔화 가치는 오히려 떨어지면서 달러-엔 환율이 상승했습니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주 BOJ 결정 직후 148엔으로 밀리는 듯했으나 곧바로 위쪽으로 방향을 돌렸고 현재 151엔대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일본 국채금리도 BOJ 이후 하락해 10년물 국채 금리뿐 아니라 20년물과 30년물, 40년물도 기준금리 인상 이후 밀렸습니다. 현재 일본 10년물 금리는 0.74% 수준입니다. 마이너스 금리 종료 경계로 지난 15일에만 해도 0.8%를 넘어섰지만 BOJ 결정 당일 3bp 이상 하락했습니다. 닛케이 지수는 지난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 장중 4만1천 선을 넘기도 했습니다.

이는 시장이 1년 넘게 일본에 '금리가 존재하는 세계'로의 진입을 반영해왔다는 의미입니다. BOJ가 실제로 금융 시장에 커다란 충격을 줬던 것은 지난 2022년 말입니다. 당시 BOJ가 10년물 국채금리 목표치 상단을 기존 0.25%에서 0.5%로 높이자 달러-엔 환율이 급격히 밀렸습니다. 2023년 1월에는 130엔 아래로 내려서기도 했습니다. BOJ는 이후에도 계속해서 긴축 신호를 보내면서 지난해에도 YCC를 유연하게 운영하기로 결정한 바 있습니다.

올해 들어선 일본의 봄철 임금 협상인 '춘투'에서 대규모 임금 인상이 있었고 니혼게이자이 신문도 이례적으로 BOJ 회의 당일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달러-엔 상승은 BOJ 결정이 이미 시장이 반영한 수준이라는 점과 추가 금리 인상과 관련한 단서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럼 이번엔 BOJ와 하루 차이로 발표된 FOMC 결정 살펴보죠. 연준 결정 이후에도 시장이 많이 움직였습니다. 기준금리는 예상대로 현 수준인 5.25~5.50%로 유지하기로 했는데요.

[기자] 네. 연준은 5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습니다. 지난해 7월 25bp 인상하고 9월부터 동결한 이후 그대로 유지한 건데요. 이번 기준금리 결정은 위원 전원의 만장일치로 이뤄졌습니다. 연준 위원들은 올해 말 금리 전망치를 4.6%로 유지한 반면 내년 말과 내후년 말 금리 전망치는 3.9%와 3.1%로 예상했습니다. 기존의 3.6%, 2.9%에서 상향 조정됐습니다.

[앵커] 이번 FOMC 이후 시장은 상당한 리스크온으로 돌아섰습니다. 시장이 주목한 부분은 어떤 부분이었죠?

[기자] 네, 시장은 이번 FOMC를 비둘기파적으로 평가하면서 환호했습니다. 무엇보다 시장이 가장 주목한 부분은 점도표였죠. 바로 올해 금리를 3회 인하한다는 종전의 전망을 유지한 겁니다.

연준의 '경제전망요약'을 보면 올해 말 연방기금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석 달 전과 같은 4.625%로 제시됐습니다. 이번에 동결된 기준금리 중간값보다 75bp 낮은 수준이라 25bp씩 세 번 인하를 의미하는 셈입니다.

현재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4%대 초반으로 밀려나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5.0%를 넘던 금리가 점차 낮아진 건데요. 이달 FOMC를 기점으로 또다시 하락세로 접어든 모습입니다. 뉴욕 증시에서도 나스닥 지수는 지난 주말까지도 사상 최고치를 이어갔습니다.

그간 시장 예상치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지표들이 연이어 발표됐기 때문에 시장은 인하 기대를 다소 늦추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3월 FOMC 이후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50% 수준에서 빠르게 급등해 현재 70% 수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지만 아직까지 첫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시장 전망은 하나로 모이는 모습은 아닌 것으로 보여집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6월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 기대를 유지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현재까지 월가에서도 말이 오가고 있는 상탭니다. 연준의 경제 전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 중 19명 중 7명은 '중립 금리'가 3%를 넘었다고 보고 있는데요. 이는 연준의 현재 기준금리가 경제에 그다지 '제약적'인 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중립 금리란 경제의 균형을 맞추는 금리로 경기가 과열되거나 침체하지 않는 수준의 금리를 뜻합니다. 다시 말해 잠재적인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의 금리로 중립금리가 높아졌다는 건 기준금리 눈높이도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의미죠.

월가에서는 현재 물가 수준이 금리를 인하하기엔 너무 높다, 6월은 좀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회의 이후에 나왔던 몇 가지 주요 발언들을 보면 알리안츠그룹의 고문인 모하메드 엘 에리언은 인플레이션이 너무 고착화됐기 때문에 연준이 금리 인하 일정을 '몇 년' 뒤로 미뤄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에단 해리스 전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도 채권 시장이 그간 계속해서 연준보다 앞서 왔기 때문에 7월까지 더 금리 인하를 기다려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면서 6월은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노무라증권의 제레미 슈워츠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연준이 올해 7월과 12월에 두 번만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앵커] 네. 하지만 늦어도 올해 하반기부터는 미국과 일본이 더욱더 차별화된 통화정책의 길로 가게 되겠네요. 전망이 계속해서 바뀌더라도 미국과 일본의 피벗 방향성이 완화와 긴축, 이렇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간 일본의 저금리를 이용해 소위 와타나베 부인들의 엔 캐리 투자가 성행했는데 이제 이러한 투자 인기가 사그라들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기자] 네.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종료로 미일 통화정책 판도가 바뀌면서 엔 캐리 투자도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그간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를 이용해 값싼 엔화를 조달해 고수익 자산에 투자했던 와타나베 부인들이 꾸준히 활동해왔습니다. 올해부터 연준과 유럽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하면 이러한 엔 캐리 인기도 점차 줄게 되겠죠.

엔 캐리 트레이드란 낮은 금리의 엔화를 빌려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겁니다. 보통 미국 10년 만기 채권금리가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기간 2% 이상 유지해왔기 때문에 0%대의 일본에서 돈을 빌려서 미국에 투자하면 조달 금리와 운용 금리 차이로 수익을 거두게 되는 셈이죠.

최근엔 와타나베 부인과 함께 저금리 엔화로 레버리지를 일으켜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미스터 와타나베'도 비트코인 랠리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습니다. 이만큼 인기가 있던 투자 방식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엔 캐리가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은 BOJ가 당분간 완화적인 금융 여건을 지속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하면서 급격한 긴축은 없다고 강조했고요, 아까 말씀드렸듯 엔화도 BOJ 이후에도 약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MUFG는 일본은행이 '비둘기파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고 평가했는데요, 금리 인상에도 엔화가 급격히 강세로 돌아서긴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향후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BOJ의 가이드라인에 따라서 엔화 가치가 영향을 받겠습니다. ING의 크리스 터너 전략가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있지만 엔화의 특성은 변동성이 매우 낮고 캐리 트레이드의 인기가 매우 높다는 점"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앵커] 일본이 앞으로 계속 금리를 인상하면 일본 수출에는 부정적이지 않을까요?

[기자] 네. 앞으로 일본이 계속 금리를 인상할 경우 엔화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일본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순 있겠죠. 특히 일본과 수출로 경쟁하고 있는 중국이 반사 이익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투자 금융 매체 배런스는 BOJ가 향후 금리를 계속 인상해 엔화가 강세를 보일 경우 중국이 승자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매체는 "중국과 일본은 모두 경제 성장을 위해 전자제품과 자동차 등의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위안화에 비해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중국 상품의 가격이 더 매력적으로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윤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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