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리스크 철저히 관리…사업성 충분한 곳엔 자금 공급"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그림자 조세'인 부담금을 정비해 32개 부담금을 폐지 또는 감면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소기업에 42조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하고 263건에 달하는 규제의 적용을 2년간 유예해 국민들의 부담을 덜겠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2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제23차 비상경제민생회의 모두발언에서 "경기 회복세가 민생경기 전반으로 빠르게 퍼져나가도록 정부는 국민의 부담을 덜고 소득을 증가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를 위해 먼저 부담금을 정비하고 관리체제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부담금은 특정한 공익사업을 위해 국민과 기업이 부담하는 그림자 조세인데 징수 규모가 24조6천억원에 달한다.

윤 대통령은 "과감하고 획기적인 수준으로 국민과 기업에 부담을 주는 부담금을 정비할 것"이라며 "지난 20여년 동안 11개 줄이는 데 그쳤는데 이번에는 한 번에 18개 부담금을 폐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학교용지 부담금과 영화관 입장권 부담금 등이 폐지 대상이다.

당장 폐지하기 어려운 14개 부담금은 금액을 감면해 국민의 부담을 덜어줄 예정이다.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금, 출국납부금 등이 감면 대상이다.

윤 대통령은 "부담금 폐지와 감면이 세금 부담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그간 부담금으로 추진한 사업의 지출구조를 효율화할 것"이라고 했다.

민생 활력을 높일 금융지원도 이뤄진다.

윤 대통령은 "고물가와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돈이 돌도록 만들겠다"면서 "먼저 중소기업의 경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총 42조원의 자금을 공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정책금융기관과 민간은행이 함께 기업의 수요를 정확히 파악해서 적기에 맞춤형 지원을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소상공인의 고금리 부담 완화도 이어진다.

현재 2조3천억원 규모의 금리 경감 방안이 마련됐는데 이에 더해 은행권이 약 6천억원 규모의 취약계층 지원 프로그램 준비하고 있다고 윤 대통령은 소개했다.

이 중 약 2천400억원은 서민금융과 저금리 대환대출 재원으로 활용되고 약 1천900억은 전기통신비 지원, 이자 캐시백 등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나머지 1천700억원은 청년과 금융 취약계층에 활용될 예정으로 윤 대통령은 은행들에 지원이 신속하고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세심하게 관리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며 "사업성이 충분한 정상 사업장이 금융 리스크에 빠지지 않도록 충분한 자금을 공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를 위해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을 현행 25조원에서 30조원으로 5조원 확대한다.

또 PF 정상화 펀드의 지원 대상을 부실 우려 사업장에서 일시적 자금 애로가 있는 정상 사업장까지 확대한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행도 4월부터 지방중소기업 위주로 금융중개지원대출을 9조원 지원할 것으로 안다"면서 "필요시 최종 대부자로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길 당부한다"고 부연했다.

263건에 달하는 규제가 한시적으로 적용 유예된다.

윤 대통령은 "민생개선과 투자확대를 위해 꼭 필요한 분야에 2년 동안 규제 적용을 유예하는 방안"이라며 "그간 경제단체, 지방자치단체가 꾸준히 개선을 건의해온 규제, 각 부처가 현장 소통을 통해 발굴한 규제 등으로 당장 폐지하기 어렵지만 규제 적용을 유예하는 과정에서 부작용이 없으면 폐지할 것은 폐지하고 손볼 것은 개선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전반적으로 회복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세계 교역과 반도체 경기 회복으로 올해 들어 수출이 전년 대비 일평균 11% 이상 증가했고, 고용률은 25개월 연속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또 삼성과 SK, 현대차그룹, LG그룹, 쿠팡 등이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면서 1분기 외국인 직접투자도 지난 25일 6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넘었다고 덧붙였다.

 

23차 비상경제민생회의, 윤석열 대통령 모두 발언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자유홀에서 열린 제2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4.3.27 hihong@yna.co.kr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경제 상황과 부담금 정비 및 관리체계 강화 방안을 보고했다.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은 한시적 규제 유예 방안을,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민생 활력 제고를 위한 취약부문 금융지원 방안을 각각 보고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참석자들은 부담금 정비와 규제 유예, 취약부문 금융 지원을 주제로 의견을 교환했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기업, 소상공인들이 자금 경색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사업 의지를 꺾지 않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빠른 문제의식과 신속한 집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금 지원은 쇼크가 왔을 때 뇌로 혈액을 공급시켜주는 것처럼 시간 싸움이기 때문에 속도가 중요하다면서, 과감하고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지원해도 지나고 보면 과한 것이 아니었다고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는 민간에서 시민단체와 기업, 학계, 연구기관, 경제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정부와 유관기관에서는 기획재정부·문화체육관광부·농림축산식품부·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비롯해 국무조정실장, 교육부 차관,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금융감독원장,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박춘섭 경제수석, 장상윤 사회수석 등이 자리했다.

 

윤석열 대통령, 23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국민의례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자유홀에서 열린 제2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2024.3.27 hi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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