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연합인포맥스는 30일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인공지능(AI) 시대, 기업의 혁신과 생존전략'을 주제로 창사 24주년 '글로벌 AI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면서 세계 경제의 향방을 가르는 '게임 체인저'가 되고 있는 AI 기술이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기업들은 변화하는 시대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축사를 시작으로 최기억 연합인포맥스 대표의 환영사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의 AI 정책 방향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이어 정부와 학계, 금융회사, 기업에서 AI 전문가들이 연사로 참여해 각각 'AI와 한국 경제의 도약', 'AI와 혁신금융', AI와 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세션을 진행했다.
◇ 尹 "AI 산업 발전 적극 뒷받침"
윤석열 대통령은 축사에서 "앞으로 정부는 AI 산업 발전을 적극 뒷받침하는 동시에 국제 사회에서 책임 있는 리더십을 계속 발휘해 나갈 것"이라며 "지난 5월 21일에는 영국과 공동으로 'AI 서울 정상회의'를 개최해 안전, 혁신, 포용의 3대 규범 가치를 담은 '서울 선언'을 채택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치열한 글로벌 경쟁을 이겨내고 AI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지난 4월 AI 분야 G3 도약과 미래 AI 반도체 시장 석권을 목표로 'AI-반도체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최상목 부총리는 기조연설을 통해 "점점 격화되고 있는 글로벌 AI 전쟁에서 AI 세계 3대 강국(G3)으로 도약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 혁신 인프라 구축 ▲AI 일상화를 통한 AI 대전환 ▲AI의 안전성 보장 ▲AI의 포용성 확보 ▲글로벌 디지털 신질서 정립의 주도 등 정부의 5가지 AI 전략을 소개했다.
최 부총리는 "앞으로도 AI와 관련된 글로벌 논의를 주도해 디지털 신질서 정립의 리더 국가로서 기여하겠다"며 "미래 게임체인저 기술인 AI 분야의 룰 세터로 참여해 국내 AI 산업의 도약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 "AI, 교육과 거래에 혁신 일으킬 것"
'AI와 한국 경제의 도약'을 주제로 진행된 첫 번째 세션에서는 정부의 AI 상업 육성방안과 AI의 여러 활용방안에 대한 예시가 발표됐다.
미네르바스쿨 창립 학장인 스티븐 코슬린 교수가 "AI는 교육에 혁신을 불러올 수 있다. 더 질 좋고, 빠르고, 저렴한 교육의 문을 열어준다"며 "AI를 활용하면 학습 내용과 속도를 개인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 이를 평가하는 데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직접 개발한 'ALIAS'라는 소프트웨어를 원격 근로자 교육에 활용한 사례를 들며 "AI에 롤 플레잉 게임에서 갈등 해결 원칙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훈련하길 요청했다. 사용자는 갈등 해결 원칙을 활용하고자 노력하면서 안전하고 윤리적이면서 법적인 문제를 피하면서 사람을 진정하길 요구했다"며 "그 결과 의료 현장을 배경으로 한 시나리오로 시작해 의료 전문가로서 자세히 답변하는 식으로 교육이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같은 세션에서 엄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관은 "AI가 성공적으로 도입되면 연간 310조원의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국내총생산(GDP)도 1.3% 추가 성장이 예측되는 만큼 정부가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엄 정책관은 "AI와 관련, 9대 투자전략을 마련해 9개 부분에 대해 2027년까지 약 9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다양한 장치에서 AI가 돌아가게 하려면 저전력 반도체가 중요한 파트너이며, 이 부분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공공부문 투자가 민간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생태계 또한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AI 일상화 확산 ▲혁신 AI 인프라 고도화 ▲글로벌 규범 정립 파트너십 확장 ▲지역·중소기업·정부 AI 활용 촉진 등 올해 AI 정책 추진방향을 소개했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AI의 경제적 잠재력은 콘텐츠뿐만 아니라 거래 자체를 창출하는 능력에 있다"며 "향후 AI 에이전트(대리인) 경제가 도래할 것이다"라고 했다.
이 교수는 "AI 에이전트가 세상 모든 것을 연결하고 매칭할 수 있으며 지역 경제 주체간 연결, 글로벌 경제 주체간 연결을 창출하고 촉진할 수 있다"며 "기존에 인터넷이 담당했던 역할을 AI가 대신해 더 잘하게 될 것이며 독점 플랫폼 경제를 AI 에이전트 경제가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AI 이용한 금융권 혁신 위한 제도적 보완 필요"
두 번째 세션은 'AI와 혁신금융'을 주제로 진행됐다.
금융권 내의 AI 활용 방안과 이를 뒷받침하고 악용을 막기 위한 제도적 보완 방안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금융과 비금융 데이터를 결합해 생성형 AI에 적용함으로써 금융혁신을 달성하고 금융산업의 신뢰도를 제고할 수 있다"며 "법적·제도적 측면에서 금융권의 혁신을 제약하지 않는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권 처장은 "현행 규제 체계 내 AI 활용 기준을 제시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망 분리 규제 완화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수 빅테크사가 AI 기술을 독점하는 등 디지털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 경기순응적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면서 "AI로 인한 사고 발생 시 책임이 모호하다거나, 급변하는 기술로 규제 공백이 생기는 등의 부작용 문제도 풀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순영 KB국민은행 AI센터장(상무)은 AI 활용이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 포용성을 제고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 상무는 "금융은 단어 하나하나가 어렵고 상품 설명이 어려운데, AI를 통해 금융 리터러시를 높일 수 있다"며 "AI를 악용하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서 금융정책도 유연해져야 할 시점"이라고 짚었다.
정재욱 하나금융지주 디지털전략본부 상무는 금융권이 AI를 활용하면서 '무엇을' 했는지보다 '왜'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 상무는 "금융소비자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조직 관점에서는 내부의 신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AI 기술을 내재화고 직원들과 공유하는 것에 더해 관련 윤리강령을 만들어 기술의 방향성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은택 신한은행 AI 유닛 본부장은 은행권의 내부통제와 건전성 관리에도 금융 AI 기술의 활용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임 본부장은 내부통제와 건전성 관리 분야에 AI 기술을 활용한 장점으로 '위험도 확률 분석'과 '행동패턴'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 2가지를 꼽고, "AI 기술의 비지정 학습이라고 해서 정상적이지 않은 거래를 찾아나가는 데 AI가 도움이 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작년부터 내부통제와 건전성 관리에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현우 쟁글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동력으로 일컬어지는 AI와 블록체인은 각각 지식 노동의 혁명과 가치 교환의 혁명을 표상한다"며 "데이터 모델 지분을 많이 가진 사람이 큰 자산을 소유하고, 희소한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더 많은 소득을 누리는 세상이 머지않았다"고 전망했다.
안인성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부문 대표는 디지털 혁신의 궁극적 목표는 비용 절감, 더 높은 수익률, 리스크 관리의 관점에서 더 높은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안 대표는 "금융투자업에서 AI 활용의 핵심은 '투자의사 결정 지원'"이라며 "고객의 성공적인 자산관리와 평안한 노후를 AI를 통해 도와야 한다는 것이 자사의 정의"라고 말했다.
◇ "AI 전방위 활용으로 글로벌 AI 컴퍼니 도약"
'AI와 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진행된 마지막 세션에서는 기업들의 AI 활용 현황과 추진 계획이 소개됐다.
이재민 현대자동차 제조솔루션본부 생기개발센터장(상무)은 AI와 함께 하는 현대차와 기아의 스마트팩토리 추진 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 상무는 "혁신 기술을 통해 효율적인 생산 체계와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가능해졌다"며 "효율성, 품질 관리,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 유연한 생산 능력 등을 갖춘 공장을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연기관 중심의 차량에서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으로 전환됨에 따라 고객 경험과 편의 제공이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이런 변화를 제조 현장에서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현대자동차 글로벌 혁신센터 싱가포르(HMGICS)를 통해 실증 및 검증하고 있는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화성과 광명, 울산 전기차 공장 및 미국까지 확대하고, 이를 통해 AI 활용을 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유철 LG AI연구원 전략부문 부문장은 LG그룹의 생성형 AI 엑사원에 대해 "전문가를 더 전문가답게 만드는 모델, 인간의 능력을 극대화해주고 모든 인간이 창의적인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는 사회를 지향한다"라고 말했다.
김 부문장은 생성형 AI가 실제 산업현장에서 사용되려면 ▲양질의 데이터 신뢰성 확보 ▲산업별 특화된 기능 구현 ▲성능과 경제성의 조화 등의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LG는 사실 정보에 기반해 신뢰성을 확보하고 산업별 특화된 기능을 제공하며, 최적의 성능을 최적의 비용으로 제공하려 하고 있다"며 "한국만의 자체 모델로 베스트 프랙티스를 만들어 세계에 계속 진출해나가겠다"고 했다.
이종민 SK텔레콤 미래 R&D 담당 부사장은 "앞으로 40년은 AI 기술을 산업 전 영역에 연결하는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며 "AI를 반도체와 미디어, 보안, 모빌리티, 의료 등 전 산업군으로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SK텔레콤은 AI 피라미드 전략으로 풀스택(통합 솔루션)을 완성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은 SK텔레콤이 추진 중인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도약을 목표로 AI 인프라, AIX, AI 서비스 등 3대 영역을 중심으로 'AI 피라미드' 전략을 소개하고, 이를 위해 AI사업 투자 비중을 과거 5년(2019년~2023년) 12%에서 향후 5년간(2024년~2028년) 33%로 약 3배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윤경아 KT 기술혁신부문 AI테크랩장(상무)은 "과거 AI 어시스턴트보다 개인화한 AI 에이전트 개발이 가능해진 상황"이라며 고객과 기업의 에이전트가 직접 상호작용하면서 플랫폼 사업도 큰 변화를 겪을 것으로 관측됐다
이어 "KT는 AI 에이전트를 모델만큼 중요한 큰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다. 조직 내 AI 전환을 견인하는 서비스라고 보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어떤 서비스가 나오는지 기대를 가지고 봐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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