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최근의 시장 금리 상승세를 빠르게 반영하지 못하면서 채권과의 괴리감이 커지고 있다.

민평금리 상승세가 느린 터라 발행에 나서는 은행권의 가산금리(스프레드)가 급등하는 부담마저 드러나는 실정이다.

스프레드 부담 속에서 최근 자금 마련에 속도를 내는 지방은행을 중심으로 발행이 이어지고 있는 점은 변수다.

CD의 경우 발행금리가 민평에 우선 반영된다는 점에서 발행물의 금리가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에 주춤했던 CD금리가 급등하는 등 제자리를 찾아가려는 기류도 드러나고 있다.

◇후행적 CD금리에 발행 스프레드 급등

14일 연합인포맥스 '종합화면'(화면번호 5000)에 따르면 전일 최종호가수익률 기준 91일물 CD 금리는 2.70%로, 전 영업일 대비 9bp 상승했다.

같은 날 3개월물 'AAA' 은행채 민평(2.715%)이 전 영업일 대비 2bp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파른 상승세다.

CD 금리는 지난 12일까지만 해도 2.6%대에서 움직임을 이어갔다.

지난달 말부터 국고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채권 전반의 민평 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CD는 상대적으로 주춤한 움직임을 보였다.

 

91일물 CD와 3개월·1년물 은행채 금리 추이
출처 : 연합인포맥스 '종합화면'(화면번호 5000)

 

전일 최근의 금리 상승분을 일부 반영하긴 했지만 한동안 짓눌렸던 CD 금리의 부작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우선 최근 CD 발행 스프레드가 급등했다.

전일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은행)은 1년물 CD 1천650억원을 2.880%에 찍었다.

발행 전일 기준 동일 만기 CD 민평은 2.66%로, 민평과의 격차는 22bp 수준까지 확대됐다.

이는 CD 민평보다는 1년물 채권 민평(2.846%)에 근접한 수준이었다.

최근 CD 발행에 속도를 내는 지방은행의 경우 민평과 발행금리 간의 온도 차가 더욱 크다.

전일 전북은행은 1년물 CD 1천400억원을 2.95%에 발행했다. 전 영업일 동일 만기 CD 민평은 2.71%로, 두 지표 간 금리 차는 24bp 수준이었다.

지난 12일에는 부산은행이 1년물 CD 3천억원을 2.85%로 찍었다. 발행 전일 민평(2.57%)과의 격차는 28bp 수준이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CD 민평이 시장 적정금리 대비 30bp 가까이 왜곡이 있다는 점을 드러내는 대목"이라며 "민평이 너무 낮다 보니 금리가 이보다 튀지 않게 하고자 은행권의 발행이 주춤했던 듯한데 최근 자금 조달이 상대적으로 힘든 지방은행 위주로 조달이 이어지는 듯하다"고 말했다.

◇발행사도 투자자도 부담…민평사 역량 지적도

CD 금리 왜곡 현상은 발행물 부족의 영향이다.

CD 금리는 표준 만기 3개월 발행물 금리를 우선으로 기초수익률을 산출한다.

발행물 금리 산출이 불가할 경우 유통물 거래 수익률까지 반영된다.

하지만 은행 입장에선 CD 발행의 유인이 크지 않은 실정이다.

비슷한 조달 수단인 정기예금 담보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이점이 더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예담 ABCP와 CD 간 금리차가 벌어지면서 CD 투자자 모집도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시중은행의 한 자금부 관계자는 "예담ABCP의 경우 예금에 포함돼 은행 예대율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며 "이에 비슷한 조달 수단인 CD를 굳이 찍을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예담ABCP 금리가 높아지면서 투자자들 역시 CD를 담지 않으려고 해 발행 자체도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CD 시장의 한계 속에서 투자자들의 불편함도 가중되고 있다.

후행적으로 금리 상승분을 반영하면서 단기 금융시장에 부담을 더하고 있다.

짓눌린 CD 금리가 스와프 금리를 낮추는 요소로도 작용해 헤지 측면에서의 부담도 커졌다.

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역은 "은행은 채권 물량 소화가 쉽지 않으면 CD 연계 FRN이나 예담 ABCP로 돌려서 찍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단기 금리는 계속 올라가는데 이들의 기준점이 되는 CD 금리가 이를 못 따라가면서 은행 스프레드는 올라가고 상품의 매력도도 떨어졌다"고 짚었다.

CD 민평을 산정하는 채권평가사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도 나온다.

앞선 채권 딜러는 "CD 민평을 산정하는 회사들이 주로 소형사인 데다 주니어 인력 위주로 담당하다 보니 시장 분위기가 제때 반영이 안 되는 경우도 많다"며 "시장 상황을 보며 적시성에 맞게 반영하려는 움직임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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