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이사회서 합병안 확정 전망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최정우 기자 = 네이버[035420]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를 계열사로 편입하는 합병 절차가 이달 26일 열리는 양사 이사회에서 사실상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번 합병이 성사될 경우 'AI·결제·디지털자산을 묶는 초대형 플랫폼이 등장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정보통신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두나무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포괄적 주식교환 안건을 상정해 의결할 예정이다.
양사는 주식 교환 비율을 두고 막바지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네이버와 두나무의 주식교환 비율이 1대 3으로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두나무 1주를 가진 주주가 네이버파이낸셜 3주를 부여받는 식이다. 정확한 비율은 이사회 직전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두나무의 기업가치는 약 15조 원, 네이버파이낸셜은 4조5천억원 수준이다.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발행 주식수를 반영하면 주당 가치는 각각 43만200원, 17만3천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단순 주당 가치로 보면 교환 비율은 '1대 2.5' 수준으로 '1대 3'에 못 미치지만, 두나무의성장성 등을 고려해 양사가 잠정 합의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되고, 기존 두나무 주주들은 네이버파이낸셜이 발행하는 신주를 부여받게 된다. 모회사인 네이버에는 두나무가 '손자회사' 형태로 편입된다.
합병 완료 후 지배구조도 바뀐다. 네이버파이낸셜의 최대 주주는 송치형 두나무 회장으로 올라서고, 네이버는 2대 주주가 되는 구조가 유력하다.
합병 절차는 이사회 의결 뒤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야 한다.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해 일정 부분 변수가 남아 있지만, 네이버와 두나무 모두 대주주 지분이 안정적이어서 통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합병의 최대 관심사는 금융당국의 금가분리(금융·가상자산 분리) 규제와의 충돌 여부였다.
네이버파이낸셜이 간편결제·대출중개·보험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상자산 사업자인 두나무를 편입할 경우 규제 저촉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최근 내부 검토 끝에 직접적 규제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사 합병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합병이 현실화할 경우 시장 영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네이버는 검색·커머스·콘텐츠·광고 데이터, 두나무는 실시간 거래 정보·온체인 데이터라는 서로 다른 고유한 자산을 갖고 있다.
두 기업이 결합하면 AI 기반 사용자 분석·투자 추천·결제·리워드·디지털 지갑까지 하나로 이어지는 '통합 자산 플랫폼'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네이버가 추진 중인 '에이전트 N' 전략과 결합할 경우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의 결제·투자·구독·검색 이력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AI가 등장하면, 금융·자산관리 인프라 전반이 재편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시장 독점과 스타트업 생태계 위축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두나무가 가진 가상자산 시장 지배력이 네이버의 금융 서비스와 결합하면 업계 내 영향력이 과도하게 커질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정호윤 애널리스트는 "스테이블코인으로의 사업 확장과 기존 네이버 서비스와의 시너지창출이 기대된다"라며 "네이버의검색,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등 다양한 서비스들에서 스테이블 코인을 결제수단으로 활용하거나 규제 완화의 움직임에 발맞추어 스테이블코인과 디파이 등 암호화폐 생태계를 더욱 풍성하게 발전시킬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DB증권의 신은정 애널리스트는 "네이버파이낸셜의 두나무 인수로 지분율 20~30%를 기준으로 할 경우 연간 연결이익이 40% 이상 늘고 순이익도 10~15% 증가할 가능성이 높으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시 커머스 수수료 절감과 정부 정책에 따른 추가 수혜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N페이 기반 핀테크 사업에 가상자산·비상장 투자 서비스까지 결합하면서 국내 최대 규모의 종합 디지털 금융·자산 플랫폼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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