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4년간 한국개발연구원(KDI)을 이끌었던 현오석 원장이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로 지명되면서 KDI의 정책제언에 금융시장의 관심이 다시 집중되고 있다.연합인포맥스는 KDI가 연구역량을 총집결해 지난해 말 내놓은 '견실한 경제성장과 안정적 사회발전을 위한 정책제언' 보고서를 재조명했다. 보고서는 총 620여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으로 재정.통화.외환.금융.산업 등 경제 전반에 걸친 철학을 담았다. 현오석 내정자도 '큰 그림'을 제시한 것으로, 제언한 정책에 대한 논의가 체계적으로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통화정책의 투명성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으나 통화정책 당국인 한은은행의 책임성과 관련된 제도적인 강치가 미흡하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한은의 물가안정목표가 선진국과 비교할 때 높은 수준이라며 물가안정목표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KDI는 지난해 연말에 발간한 '견실한 경제성장과 안정적 사회발전을 위한 정책제언'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한은의 통화정책방향에 대해서 이같이 주문했다.

KDI는 통화정책보고서 작성이나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 공개 등 통화정책 투명성과 관련된 제도적 장치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통화정책 운용성과에 대한 외부평가나 물가안정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책임을 물을 제도적인 장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물가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영국처럼 정부가 중앙은행 총재에 공개서한으로 설명을 묻거나 뉴질랜드처럼 총재의 해임까지 가능한 장치가 국내에는 없다는 뜻이다.

이런 이유로 KDI는 물가안정목표 달성 가능 여부와 관련해 적시에 공식 설명을 요구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이러한 제도적 장치가 실제 사용되지 않더라도 존재 자체로 중앙은행이 체감하는 물가안정에 대한 책임성이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나아가 KDI는 통화신용정책 운용성과에 대해 외부 전문가의 심층적인 검토 및 평가를 정기적으로 수행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 스스로 통화정책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나 정당화를 위한 변론이 주된 내용인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의 한계를 넘어, 선진국처럼 통화정책 운영성과에 대한 독립적인 전문가의 심층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KDI는 이어 한은의 물가목표치가 높게 설정됐다는 의견도 함께 제기했다.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치가 통화정책상으로 물가안정목표제를 채택하는 대부분 선진국에 비해 높은 편이고, 신흥시장국 중에서도 이스라엘, 페루, 체코 등에 비해 높다고 지적했다.

통화정책상 물가안정목표제를 시행하는 선진국들의 물가목표치는 대부분 1~3%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반면 한은은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1%로 운영됐다.

KDI는 물가안정목표가 너무 높으면 물가 변동치가 확대되거나 물가안정에 대한 의지가 약한 것으로 오해되면서 기대인플레이션 안정도 저해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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