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미 특파원 = 차기 일본은행(BOJ) 총재로 내정된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가 완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고조시킴과 동시에 과도한 기대는 억제하는 소통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다우존스가 12일 진단했다.

일부에서는 구로다 내정자가 다음 주에 BOJ 총재에 취임하면 내달 초 정책회의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긴급회의를 열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일본 의회에서 열린 인준청문회에서 구로다 내정자와 두 명의 부총재 내정자는 준비된 완화조치와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해 확실하게 언급했다.

이런 언급을 통해 현 시라카와 마사아키(白川方明) 총재 재직 때처럼 시장의 과도한 기대 때문에 반드시 조처를 취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되는 것은 피했다고 매체는 평가했다.

구로다는 이번 주 청문회에서 "우리는 시장의 기대에 영향을 미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만약 기대가 충족되지 못하면 곧 실망으로 바뀔 것이며 시장은 반대 방향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중앙은행(ECB)이나 연방준비제도(Fed)처럼 실제 정책이 따라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실제보다 더 크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장과 적절하게 소통하는 것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로다 내정자는 BOJ의 자산 매입을 늘리고 자산을 국채에서 다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으나 해외국채 매입이나 단기금리 하단을 낮추는 것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구로다 내정자가 총재직을 맡게 될 4월 회의에서 추가 채권 매입이 발표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BOJ 부총재 내정자인 이와타 키쿠오(岩田規久男) 가쿠슈인대학 교수는 일본 국채 매입만으로는 새로운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달성하기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참의원 청문회에서 "연구해본 것에 따르면 장기 국채를 매입을 통해 2년 내에 인플레이션을 2%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형식적인 청문회에서 구로다 내정자가 구체적인 완화조치를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며 말을 아꼈던 전임자와도 크게 대조적이다.

메이지야스다 생명보험의 고다마 유이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BOJ가 급진적인 조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시장이 믿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라카와 총재는 이런 능력이 떨어졌으며 그저 너무 정직했다"고 지적했다.

구로다는 지난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재무성에서 최고 외환관리로 일했으며 당시 시장과 효과적인 소통 능력을 보인 것으로 평가받았다.

그는 특히 1999년 성탄절 전날 엔화 매도 개입을 단행해 경계심을 풀고 있던 시장에 기습적으로 개입했다.

구로다 내정자는 정책 결정의 속도가 중요하다고 밝힘에 따라 일부에서는 긴급회의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아다치 마사미치 JP모건증권의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긴급회의 가능성은 낮지만 구로다 내정자가 시장을 놀라게 할만한 정책을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로다 내정자는 시장과 대중을 놀라게 하려는 시도를 통해 정책체제가 바뀌었다는 인상을 심어주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의회는 이번 주말 구로다 내정자와 다른 두 부총재 내정자의 인준을 승인할 예정이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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