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영재 기자 = 코스피가 대내외 악재를 한꺼번에 맞으며 급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 여건이 매우 악화돼 코스피가 당분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피가 1,900선을 내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4일 코스피는 오후 1시20분 현재 전일 종가보다 29.11포인트(1.47%) 하락한 1,954.11을 나타냈다.

지수는 1,963.39로 출발했으나 빠르게 낙폭을 확대하며 장중 1,950선도 내줬다.

외국인은 2천653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달 7일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3조5천억원에 달한다.

코스피 급락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악재로는 북한 리스크가 꼽힌다.

북한은 지난 2월 3차 핵실험 이후 대외적으로 위협 수위를 높여왔으며 미국도 이에 대응해 최첨단 폭격기와 전투기를 급파하면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됐다.

3일에는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에 대해 북한이 통행금지 조치를 하면서 긴장이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문제는 악재가 북한 리스크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대ㆍ기아차는 3일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 190만대를 브레이크등 스위치와 에어백 결함으로 리콜한다고 밝혔다. 이는 현대ㆍ기아차의 리콜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이로 인해 시가총액 2위인 현대차와 5위인 기아차는 각각 4.82%와 3.81% 급락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연방정부의 자동 지출삭감(시퀘스터) 발동으로 미국 경기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코스피가 당분간 반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하락의 질 자체가 매우 나쁘다"라며 "시장이 스스로 주저앉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외국인의 이탈은 그만큼 국내 증시의 매력이 없다는 얘기"라며 "코스피 1,900선이 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코스피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북한 리스크의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석원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북한 문제가 과거에 비해 심상치 않다"며 "예상 외로 장기화될 수 있다는 인식이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 리스크가 결국은 과거와 같이 협상을 통해 진정될 것으로 본다면 코스피의 반등은 시간 문제라는 분석도 나온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북한 문제는 지금은 출구가 없어 보이지만 결국 해결될 것"이라며 "코스피 1,900선을 하단으로 보고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석원 센터장도 "북한 문제가 파국으로 가지 않고 완화되고 추경과 통화정책의 윤곽이 드러난다면 코스피도 2∼3분기 중 10% 가량 반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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