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SI 참여 난색…휴스틸과 협상중



(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동부제철이 추진중인 당진항만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전략적투자자(SI) 참여를 검토했던 현대제철이 내부 사정으로 방향을 틀면서 투자자 확보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어서다.

동부제철은 현대제철이 빠진 자리를 메울 대체 투자자로 휴스틸을 선택하고서 협상에 들어갔다.

올해 안에 매각을 완료하고 3천억원 가량의 유동성을 확보하려던 당초 계획에 수정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5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동부제철은 당진항만운영사업을 물적분할한 뒤 동부당진항만운영을 설립해 지난달 26일 분할 등기까지 마쳤다.

동부제철은 동부당진항만운영의 지분 100%를 유상감자해 3천억원 가량의 자금을 회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동부당진항만운영의 지분을 3천억원에 사줄 투자자가 필요하다.

동부제철은 SI와 재무적투자자(FI)로 나눠 투자자 모집에 들어간 상태다.

현대제철과 동부익스프레스가 SI로 참여할 예정이었다. 양사가 300억원씩 총 6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동부당진항만운영의 보통주를 인수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그간 협상을 진행해 오던 현대제철이 SI 참여를 접겠다는 의사를 내비치면서 매각 작업이 꼬여가고 있다.

동부제철과 하역도급계약을 맺고 당진항만을 임대해 사용해 오던 현대제철은 향후 사업적 편의성 등을 고려해 동부당진항만의 지분 일부를 인수할 계획이었다.

최근 당진제철소에서 잇따라 인명사고가 발생하고, 현대하이스코의 냉연부문 합병 등으로 내부 현안이 쌓이면서 결국 SI 참여를 접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동부제철은 당진에서 제철사업을 하는 휴스틸에 SI 참여를 요청하고서 협상에 들어갔다.

전환상환우선주(RCPS) 등에 투자할 FI 모집은 사실상 끝난 상태다.

산업은행이 800억원을 투자하고, 증권금융과 은행 등 금융권이 800억원을 댈 예정으로 총 1천600억원의 자금이 모였다.

산은은 당진항만을 담보로 동부제철에 1천600억원의 자금을 대출해 줬는데 물적분할로 담보권이 해지되자 이를 회수할 예정이다.

다만 회수된 자금 전액을 다시 재투자 할 계획이다. FI로 참여해 800억원을 투자하고, 800억원을 신규로 대출해 주는 방식이다.

동부제철의 매각 성사 여부는 휴스틸과의 협상에 달려있다.

휴스틸과의 협상 과정에서 당초 FI와 논의했던 딜 구조나 조건이 변경될 경우 FI 참여 의사를 보인 금융기관 중 일부가 빠질 가능성도 있어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현대제철의 이탈에도 대부분의 투자금 확보가 이뤄져 딜 자체가 깨질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당초 계획보다 지연되고 있어 올해 안에 매각이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 같은 분위기다"고 전했다.

매각 작업 지연에도 불구하고 동부제철의 유동성 상황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이달 만기가 돌아온 신디케이션론의 원리금을 이미 갚았고, 회사채 신속인수제 참여에 따른 자체 인수분(차환발행액의 20%)도 내부적으로 해결할 수 있어 자금 압박이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시기가 다소 미뤄지고 있을 뿐이다"고 설명했다.

pisces73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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