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미 특파원= 신흥국에 1997년 외환위기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이코노미스트가 진단했다.

제로민 제틀메이어 EBRD 이코노미스트는 30일(미국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가진 인터뷰에서 대부분 동유럽 국가들은 최근 신흥국에서 나타난 자본 유출을 촉발할 정도의 경제적 취약성을 안고 있지 않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1997년 위기가 다시 반복될 것인지 예상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조심스럽게 '아니오'라고 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틀메이어 이코노미스트는 97년 위기가 반복되지는 않겠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악화시키는 여건은 여전히 일부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지금은 과거처럼 놀랄만한 요인은 줄어들었다면서 당시에는 캐피털마켓이 전 세계적으로 상호 의존성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지적했다.

97년 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속에 국제통화기금(IMF)과 다른 기구들은 이제 위기에 더 잘 대비하고 있으며 위기가 나타났을 때 이를 해결할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고 제틀메이어는 말했다.

그는 다만 신흥국의 문제는 1990년대 말보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더 큰 충격을 미칠 수 있다면서 "신흥국의 규모가 상당히 크고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을 움직일 수 있다. 신흥국의 규모가 작다는 것은 더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제틀메이어는 2008년 EBRD로 옮기기 전 1994년부터 IMF에서 일했으며 당시 신흥국 위기의 교훈에 대해 연구했다.

EBRD는 동유럽과 중동, 북아프리카의 34개국에 투자하고 있다.

그는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동유럽 대부분 국가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규모 해외 투자를 끌어들이지 않았다면서 다만 이런 상황은 갑작스럽게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제틀메이어 이코노미스트는 이들 국가의 대부분은 또 정부부채 규모가 적어 앞으로 1년 내에 국제자금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필요도 없다면서 "대체로 대외 자금조달 수요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는 예외라고 그는 덧붙였다.

터키중앙은행이 지난 28일 기준금리를 10%로 크게 올림에 따라 제틀메이어 이코노미스트는 터키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다시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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