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이판호 기자 = 서울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4월 국고채 금리가 박스권 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하락보다는 상승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경기회복세의 개선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취임으로 매파적 통화정책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 약세 요인으로 지목됐다. 풍부했던 대기매수세가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연합인포맥스가 1일 시중은행과 자산운용사, 증권사 등 채권투자 기관의 딜러와 펀드매니저 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달 국고채 3년물 지표금리는 연 2.81~3.00%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월보다 예상 범위가 4bp 가까이 높아져 투자자들의 약세 심리가 다소 우세해졌다.

국고3년물 금리는 지난달 2.870%에 최종 마감됐다. 지난 전망범위의 중간값인 2.86%보다 1bp 높은 수준이다.

딜러들은 신흥국 관련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가운데 미국 경제지표의 개선세가 기대됨에 따라 금리 상승압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욱 KTB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이달 금통위에서 국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되는 가운데 미국 경제지표가 계절적 요인에서 벗어나 긍정적으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며 "채권 금리는 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수진 부산은행 채권운용역은 "4월 채권금리는 중국 및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 불확실성과 우호적인 수급 환경에도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들은 한은 출신의 이주열 신임 총재가 업무를 시작함에 따라 점차 긴축적 통화정책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신호섭 메리츠증권 채권운용역은 "경제지표의 개선세가 확인되어야겠지만, 대외금리의 움직임이나 새로운 총재를 맞는 한은의 입장은 국내 채권시장에 우호적일 수 없다"고 말했다.

노병현 현대라이프 채권운용역은 "국내에서는 통화정책 수장의 교체에 따른 정책의 기준점 변화도 감지되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금리 상승을 제한시킨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던 풍부한 대기매수 여력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교탁 KDB산업은행 채권운용역은 "장기금리도 3.50%대면 내려올 만큼 내려왔다는 생각이며 장기물에 대한 수요도 견고하지만, 기관들이 어느 정도 물량을 채운 것으로 보여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급하게 매수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원석 LS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최근에는 언더(민평보다 낮은 금리)에 팔자보다는 민평에 팔자 매물이 많이 나오고 있어 어느 정도 매수가 찬 것이 아닌가 보고 있다"며 "특수채나 은행채 스프레드도 벌어지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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