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판호 기자 =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10일 열리는 4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의 첫 금통위인 만큼 정책기조 변화보다는 탐색전이 예상됐다.

연합인포맥스가 3월31일부터 4월4일까지 13개 국내 금융기관과 경제연구소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문가 모두가 이달 기준금리 동결을 예측했다. 이들 중 두 명은 상반기 중 금리 인하를 예상한 반면, 나머지는 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올해 연말 기준으로는 4명이 인상을, 6명은 동결을, 3명은 인하를 예상했다.

◇ 신임 총재 첫 금통위…탐색전이 우세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가 이주열 총재가 주재하는 첫 금통위이기 때문에 정책 기조의 변화보다는 국내외 여건 변화를 확인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우세할 것으로 전망했다.

권한욱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임 총재 첫 주재 회의로서 정책 변화의 제한 속에 중국을 비롯한 대내외 경제 및 금융시장 여건을 예의 주시하며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혼조세를 지속하는 내수 경기 점검 및 미국 통화정책 방향성 등을 좀 더 확인하는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형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임 총재 취임 후 첫 금통위회의에선 특별한 이슈가 없어 금리변경 가능성이 작다"며 "3월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낮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아직은 낮은 편이기 때문에 당분간 경기부양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종훈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신임 총재의 처음 회의에서 전망을 바꿀 만큼 경제의 심각한 문제가 없다"며 "3분기까지 동결 후 4분기에 25bp 인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확장적 통화정책 부작용 아직 없어

이들 중에서는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부작용이 아직 나타나지 않아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반면, 경기 확장이 이어지며 한 차례의 인상을 전망하는 의견도 있다.

경기 회복세가 여전히 부진한데다 국내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감안하면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홍정혜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총생산(GDP) 마이너스 갭이 축소되고 있지만 물가상승, 자산가격 급등, 대출 증가 등 저금리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상당기간 정책금리는 동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최근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하락 전환하면서 경기회복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며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목표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어 기준금리의 변경 필요성이 낮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임 이주열 총재가 첫 금통위부터 매파적인 성향을 드러낼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되나 올해 경기개선 흐름에 대해서는 인정할 것"이라며 "적어도 통화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감은 소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애널래스트는 "한국은행의 중기물가 안정목표가 2.5~3.5%라는 점을 감안하면 통화정책의 방향은 당위 상 아래쪽이 되어야 한다"며 "소비자물가, 광공업생산, 통관기준 수출 등 다른 주요 경제지표는 모두 여전히 부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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