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 삼성SDI 에너지솔루션부문 대표이사 사장(※삼성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재영 기자 = "'무조건 우리 제품 사주세요' 식으로 조르기보다 그 물건이 꼭 필요한 상황을 만들어 주는 '밀당' 전략이 필요하다."

삼성SDI 에너지솔루션부문을 이끌고 있는 박상진 사장이 대학생들을 앞에서 난데없이 밀당이라는 말을 꺼내 들었다.

밀당은 밀고 당기기를 줄인 말로 남여 사이에서 미묘하게 벌어지는 심리 싸움을 뜻한다.

부산 벡스코에서 31일 열린 삼성 토크콘서트 '열정樂서'의 강연자로 나서서다. 박 사장은 이 자리에서 자신이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노하우를 전수했다.

박 사장은 30년 전, 글로벌 사회에서 사실상 무명에 가까웠던 삼성 브랜드를 전세계인에 각인시기키 위해 자신이 제안했던 글로벌 브랜드 전략을 소개했다.

박 사장은 당시 전세계 공항 카트에 삼성 로고를 붙이자고 제안했다.

'카트 만드는 회사'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반응이 있었지만 전 세계인에게 삼성을 인식시키고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밀당이 중요하다고 박 사장은 판단했다고 한다.

박 사장은 이런 밀당과 같은 미묘한 심리전이 마케팅에도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박 사장은 "과감히 그린라이트를 눌렀고 결과적으로 삼성 브랜드를 전 세계인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불확실성에 사로잡혀 나아 가지도, 물러서지도 못하는 '썸'에 매여있지 말고 확실히 내 것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밀당의 전략을 세우라"고 조언했다.

그는 수출입 업무를 하면서 외국인 고객을 내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6개월 내내 조개관자 요리를 먹고 야구와 미식축구 공부에 빠져 지냈던 시절도 소개했다.

박 사장은 BMW그룹이 삼성SDI로부터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다는 사실을 영화의 한 장면을 통해 알려주면서 "가장 멋진 전기차의 배터리를 만들겠다는 꿈을 품고 임직원 모두가 열정을 다해 이루어 낸 삼성SDI의 그린라이트였다"고 말했다.

그는 "친구가 빨리 그린라이트를 켜고 앞서 달려간다고 해서 절대로 조급해하거나 좌절하지 말라"면서 "꾸준히 꿈을 꾸고 도전을 즐기다 보면 언젠가 인생에 그린라이트가 강하고 밝게 밝혀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1977년 삼성에 입사한 박 사장은 삼성전자 구주법인장과 글로벌마케팅실장, 무선전략마케팅팀장, 동남아총괄 부사장 등 사업부와 주요 마케팅 보직을 거쳤다.

삼성테크윈 디지털카메라 사업부장(부사장)과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사업부장(사장)을 거쳐 지난 2010년 삼성SDI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jy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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