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호 기자 =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는 인구구조의 변화 때문이고, 앞으로도 흑자를 유발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권규호 KDI연구위원은 13일 '인구구조 변화가 경상수지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인구구조는 앞으로 상당 기간 동안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연구위원은 현재 우리나라의 인구구조 변화가 경상수지 흑자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왔고, 최근의 경상수지 흑자의 상당 부분도 인구구조 변화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유ㆍ청년층 인구비중의 감소가 투자수요를 축소시키는 한편 중ㆍ장년층 인구비중의 증가는 저축 증가로 이어지면서 경상수지 흑자를 추세적으로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온 것으로 판단된다"며 "따라서 우리나라의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를 고려할 때, 최근의 경상수지 흑자는 상당 부분 구조적인 요인에서 발생하고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구구조 변화에 의한 장기 추세는 최근 국내총생산(GDP)의 5% 내외에 이르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이례적이지 않음을 시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수년간 현재 수준의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이다"고 덧붙였다.

권 연구위원은 경상수지 흑자가 상당 부분 구조적 요인 때문이라는 것을 고려해 그 대응도 보다 구조적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단기적인 환율 저평가에서 비롯된 것이며, 따라서 거시경제의 균형 회복을 위해서는 우리나라 통화가치가 상승해야 한다는 단순한 시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며 "경상수지 흑자 확대가 소득과 비교하면 내수가 활성화되지 못한 결과라는 점을 고려해, 더 구조적인 관점에서 소비와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는 개혁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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