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진우 특파원 = 스위스 중앙은행의 환율 하한제 폐지 발표 이후 해외 외환중개사들이 잇따라 파산하고 있다.

자금난에 빠진 일부 해외 중개사들은 국내 선물사와 증권사 등에도 이종통화 호가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한국 투자자들의 피해도 우려된다.

영국의 외환중개사인 알파리(Alpari)는 16일(미국 시간) 지급 불능을 선언했다.

중개사는 성명에서 "스위스 중앙은행의 예상치 못한 환율 하한 폐지에 따른 스위스프랑 움직임은 전례 없는 변동성과 극도의 유동성 부족을 유발했다"며 "그 결과 대다수 고객 손실은 계좌의 자본 가치를 초과했고, 고객이 감당 못한 손실 부분은 중개사로 넘어왔다"고 밝혔다.

스위스프랑 폭등과 유로화 폭락 등 스위스발 충격에 고객들의 손실이 계좌 한도를 초과했고, 이를 중개사가 대신 갚아줄 수 없어 자신들 역시 파산 상태라는 것이다.

다만, 회사는 관련법에 따라 고객 펀드(client funds)는 계속해서 분리돼 관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뉴질랜드 외환중개사인 엑셀마켓츠(Excel Markets)는 거래 중단을 선언했다.

중개사는 성명에서 "스위스 충격 이후 몇 시간 주요 유동성 공급자는 물론 후보 유동성 공급업체까지 응답하지 않거나 유동성이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중개사는 "프랑 포지션을 가졌던 대다수 고객은 손실을 봤고, 손실 규모는 계좌 자본 가치를 크게 초과한다"며 "고객이 갚지 못한 손실은 중개사로 전가된다"고 설명했다.

뉴욕에 있는 미국 최대 민간 외환 트레이딩 업체 FXCM의 주가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 개장 전 거래에서 88%나 폭락했다. 거래는 개장 직전 중지됐고, 적어도 두 곳 이상의 증권회사가 투자등급을 강등했다.

이 역시 파산 가능성 때문이다.

FXCM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외환시장의 유례없는 변동성으로 고객들의 손실액이 2억2천500만달러에 달했다며 이 때문에 회사는 당국이 정한 자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우존스 등 주요 외신들은 투자은행인 제프리스그룹이 FXCM과 약 2억∼3억달러 구제자금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피해를 봤다고 보도했다.

도이체방크는 스위스프랑이 급등하면서 약 1억5천만달러, 바클레이즈는 수천만달러의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FXCM은 국내 선물사와 증권사 등에 호가를 제공해왔다.

한 월가 트레이더는 "스위스프랑은 워낙 거래가 없는 통화인 데다 사태 이후 유동성 부족으로 반대매매조차 제대로 할 수 없어 피해가 큰 것 같다"고 우려했다.

한편, 포렉스닷컴(Forex.com), CMC마켓츠(CMC Markets), ETX캐피탈(CMC Markets) 등은 성명을 통해 전날 파동으로 큰 피해를 보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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