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올해 1분기 IPO(기업공개) 시장에서도 '중국고섬'의 트라우마는 계속됐다.

중국고섬이 상장되자마자 거래정지되면서 바닥까지 떨어진 외국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올해 들어서도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5일 연합인포맥스 리그테이블의 증권사별 IPO 주관종목(화면 8418)에 따르면 지난 1분기에 상장된 6개 업체 중 외국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특히 지난해 3분기부터 벌써 3분기 연속으로 외국기업의 국내 상장 움직임은 뚝 끊긴 상황이다.

그동안 국내에 상장된 외국 기업 수는 지난 2007년 2개를 시작으로 2009년 5개, 2010년 8개 등으로 꾸준히 늘어났다.

그러나 작년 초 중국고섬이 상장된 지 두 달만에 회계문제로 거래 정지되면서 중국기업에 대한 투자심리는 위축됐다. 게다가 일본계 기업인 네프로아이티 마저 자본잠식과 횡령사건 등으로 상장 폐지되자 외국 업체 전반에 대한 투자자의 인식은 더욱 악화됐다.

그 영향으로 작년에만 중국기업 6곳을 비롯해 일본과 미국, 싱가포르 업체 등 총 9곳의 외국기업이 국내 상장계획을 중도에 포기했다.

이런 흐름은 올 1분기 들어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홍콩 기업인 '차이나그린피앤피'는 공모청약 일정만을 남겨놓고 지난 2월 말 돌연 상장 계획을 취소했다.

회사 측은 상장취소 이유에 대해 명목상으로는 "투자자들에게 최신 재무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감사보고서가 나온 이후 공모 일정을 잡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중국업체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당국의 심사마저 까다로워지자 국내 상장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IPO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작년 12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차이나그린은 금융감독원에서 심사를 까다롭게 하자 신고서 제출을 철회했다"며 "회사 측에서는 저평가 받으면서 굳이 무리해서 한국에 상장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의 주택대출 전문금융회사인 SBI모기지가 외국 업체로는 1년여 만에 국내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SBI모기지의 마루야마 노리아키 대표는 지난 26일 입국해 직접 IR을 진행하며 외국 업체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SBI모기지가 외국기업에 대한 '디스카운트'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IPO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증권사마다 많게는 3~4개 정도의 해외업체 상장을 미루고 시장의 동향만 살피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SBI모기지 청약이 흥행한다며 외국업체에 대한 인식이 다소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2년 1분기 상장된 종목(8418 화면)>

yu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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