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지난해 중국고섬이 회계문제로 거래가 정지되면서 뚝 끊겼던 외국기업의 국내 상장 움직임이 10개월 만에 재개됐지만, 여전히 중국고섬에서 비롯된 악재를 떨쳐 내지는 못했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일본 기업 SBI모기지의 공모청약 경쟁률이 1.81 대 1을 기록했다.

직전에 공모청약을 진행한 빛샘전자(1천대 1)와 코오롱패션머티리얼(700대 1)이 기록한 경쟁률에 비하면 매우 저조하다.

SBI모기지는 지난 6일 마친 수요예측에서 가중평균 공모가가 8천500원대에서 집계됐음에도 흥행을 위해 공모가를 희망밴드(7천700원~9천200원)보다 낮은 7천원으로 잡았으나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 내지는 못했다.

SBI모기지가 일본 주택대출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이고, 일본 기업으로는 최초로 국내에 상장되는 사례였지만 투자자들의 외국기업에 대한 선호는 바닥 수준임이 확인된 셈이다.

이는 작년 초 중국고섬이 상장된 지 두 달 만에 회계문제로 거래 정지되면서 외국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것과 무관치 않다.

일본계 기업인 네프로아이티 마저 자본잠식과 횡령사건 등으로 상장 폐지된 것 또한 악재였다.

작년에만 중국기업 6곳을 비롯해 일본과 미국, 싱가포르 기업 등 총 9곳의 외국기업이 국내 상장계획을 중도에 포기했다.

2007년 2개를 시작으로 2009년 5개, 2010년 8개 등으로 꾸준히 늘어나던 외국기업 상장 행렬은 작년에 2개로 급격히 줄었고 그마저도 지난해 6월 이후에 완전히 끊겼다.

증권사의 IPO 담당자는 "국내에 상장된 외국기업 대부분이 중소기업 수준이었다면 SBI모기지는 대형 금융그룹 계열사인데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업종이어서 경쟁력이 있었다"면서도 "바닥까지 떨어진 외국기업에 대한 투자심리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다른 증권사의 관계자도 "외국기업의 상장을 준비하던 대부분의 증권사들도 SBI모기지의 공모청약 흥행여부를 유심히 지켜봤다"며 "외국기업에 대한 디스카운트만 확인한 셈이다"고 말했다.

SBI모기지 관계자는 "공모청약 경쟁률이 한국기업에 비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이전에 진행된 해외기업 청약에서는 미달된 사례도 있었던 만큼 의미있게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SBI모기지는 오는 30일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yu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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