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7일 서울채권시장은 스페인의 신용등급 강등 소식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작용해 제한적 수준의 강세 시도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국채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 압력을 받고 있는 것도 강세 요인이다. 지난밤 뉴욕증시는 상승 흐름을 보였음에도 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4bp 정도 하락했다.

국고채 금리가 큰 폭으로 내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당분간 금리 방향성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 시장 전반적으로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투자매력 떨어진 채권·파생시장 = 좀처럼 재료가 먹히지 않는 시장이다. 기본적으로 금리가 크게 오르기도, 그렇다고 내리기도 어렵다는 인식이 지배하고 있어서다.

미국의 경기지표는 일희일비하는 흐름이다. 주택경기 관련 지표가 좋으면 고용지표가 안 좋게 나타나는 식이다.

유로존 재정위기의 해결 방향도 모호한 것은 마찬가지다. 작년 하반기 상황보다 많이 좋아진 것은 주지의 사실이나 여전히 안갯속이다. 최근에는 정치적 불안까지 가세해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채권 현물시장과 파생시장 모두 거래가 얼어붙었다. 가격 변동성도 크게 줄어들었다. '껌딱지 장세'란 표현이 딱 들어맞는 시장 분위기다.

최근 국채선물 가격의 하루 변동폭은 위아래 모두 합쳐도 3~5틱에 불과한 상태다.

금리스와프(IRS)는 통화스와프(CRS)가 요동을 쳐도 꿈쩍하지 않는다. 전날 CRS 대부분 구간이 15bp 넘게 급등하는 와중에도 IRS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5년 이상 장기영역은 거래가 전무했다.

이자율 관련 시장에 주포들이 사라진 것도 변동성 축소의 한 이유다. 채권과 국채선물은 외국인 매수가 꾸준한 편이지만, 강도는 그렇게 세지 않다. IRS 시장에서도 역외의 주문이 거의 끊기다시피 한 상태다. 달러-원 환율이 비우호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어서 이자율 관련 상품에 대한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을 두 단계 강등했다. 스페인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어느 정도 예고가 됐던 부분이다. 채권시장에 강세 재료이기는 하지만, 강력한 모티브가 되기는 어렵다. 심리적인 압박 요인 정도로 영향력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美 주가 상승에도 채권금리는 하락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주택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온 데 힘입어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3.90포인트(0.87%) 상승한 13,204.62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 초반 고용지표에 대한 실망으로 혼조세로 출발했으나 이후 나온 펜딩주택판매 지표에 환호하며 상승세를 굳혔다.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에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노동시장이 느린 속도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1천명 줄어든 38만8천명(계절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37만5천명으로 예상했다.

고용지표는 실망스러웠지만 3월 펜딩 주택판매는 약 2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호조를 보여 투자심리 회복에 도움을 줬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3월 펜딩 주택판매지수가 전월보다 4.1% 증가한 101.4를 기록해 2010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발표했다. 전년대비 12.8% 늘어난 것으로 시장에서는 1.3%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국채금리는 지난주 미 고용지표가 실망스러웠던 데다 7년만기 국채입찰이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 하락했다.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4bp 내린 연 1.952%를 기록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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