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승균 삼성증권 IPO 사업부장(이사)>

(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기업의 신생아 시절부터 소멸할 때까지의 사이클을 전부 경험했다"

손승균 삼성증권 IPO 사업부장(이사)은 자신이 25년 동안 IB 업계에서의 겪은 경험을 이렇게 정리했다.

실제로 손 이사는 지난 1988년 대우증권에 입사해서는 당시 지급보증 방식으로 발행된 회사채 업무를 10년 가까이 담당했다. 이후 IMF 사태가 터지고 나서는 기업구조조정 업무에 투입돼 고합그룹의 계열분리 과정을 주도했다. 또, 당시 산업재편 과정에서 동양강철 등 각종 M&A(인수합병) 업무에도 관여하게 됐다.

손 이사는 2000년대 들어 벤처 붐이 불기 시작하자 IPO 업무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되면서 메디포스트 등 바이오 기업을 비롯해 롯데쇼핑과 글로비스 등의 대형 딜의 상장 과정도 주관했다.

그는 "IPO 업무를 하며 기업의 시작을 도왔고 회사채 발행과 M&A를 주관하며 기업의 왕성한 활동도 보조했으며, 구조조정을 주도하며 기업이 쇠퇴하는 과정도 지켜봤다"며 "이런 과정을 통해 기업의 일대기를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이 큰 경험이 됐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를 거쳐 지난 2009년 삼성증권으로 온 손 이사는 커버리지 조직(기업금융2사업부)에서 기업에 대한 이해를 넓힌 후, 작년부터 IPO 부서를 총괄하게 됐다.

손 이사가 삼성증권의 IPO 부서를 맡게 됐을 당시 상황은 그리 좋지 못했다.

연합인포맥스의 리그테이블 주관순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2009년에는 8건의 실적으로 2위에 올랐지만, 2010년에는 6건으로 9위에 그쳤고 작년에도 6건으로 7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손 이사의 합류와 김석 사장의 부임으로 삼성증권의 IPO 부서는 작년 말부터 변하기 시작했다.

삼성그룹 재무담당 이사와 구조조정팀 상무, 삼성증권 IB사업본부 부사장 등을 역임한 김석 사장이 삼성증권으로 오면서 IB 부문, 특히 IB 업무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IPO 업무가 강조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작년 말에 IPO를 담당하는 부서의 이름도 'ECM사업부'에서 'IPO사업부'로 변경됐다. 그만큼 IPO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특히 IPO 업무와 관련된 부서 간의 협업 체제가 강화됐다.

커버리지 조직이 대기업 중심으로 영업을 펼친 가운데 20여 명의 직원을 둔 IPO사업부도 거래실행(Execution) 외에 중소기업 위주로 자체 마케팅 업무를 직접 맡게 됐다. 또, 10여 명의 직원이 있는 'IB컨설팅' 부서가 전국 지점에서 확보된 IPO 건수를 토스해 주면서 기업과의 접점이 더욱 넓혀졌다.

그 덕분에 삼성증권은 올해 들어서만 리딩투자증권을 비롯해 11건의 주관 계약을 체결했다. 또, 상장규모가 5천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에셋생명의 IPO 작업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됐다.

무엇보다 삼성증권은 올해 최대어로 꼽히는 산은금융지주 IPO의 대표주관사 타이틀까지 따내게 됐다. 이로써 이들 종목의 상장이 예정대로 마무리되면 올해 IPO 주관순위 1위를 사실상 예약하게 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산은지주가 민영화되면 경쟁자가 되는 은행지주의 계열 증권사를 주관사 선정과정에서 배제하면서 삼성증권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그러나 손 이사는 삼성증권이 오랫동안 공기업과 금융기관과의 관계를 유지한 것이 주관사 선정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삼성증권은 이미 우리금융지주와 한국지역난방공사를 상장시켰고, 지금도 미래에셋과 리딩증권의 IPO를 준비하고 있다"며 "이처럼 금융기관과 공기업 상장을 많이 준비해본 경험이 산은지주의 주관사가 되는 데도 큰 힘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이사는 올해는 일단 산은지주 등 빅딜의 상장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데 집중하고, 내년부터는 중소형 종목에 대한 영업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단순한 상장 주관에 그치지 않고 IPO를 계기로 기업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또 화풍방직과 중국식품포장, 완리인터내셔널 등을 상장한 경험을 살려 시장 분위기가 회복되면 외국 업체의 상장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yu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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