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호 기자 = 외국인이 국고채 5년물을 꾸준히 매수하고 있다. 외국인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장기물의 약세 가능성에 베팅한 것으로 풀이됐다.

미국의 정책금리 상승 예상으로 장기물 약세가 점쳐지고 있고, 10년물보다는 5년물의 부담이 작기 때문이다.

4일 연합인포맥스 투자주체별 장외채권 거래 기간별(화면번호 4261)에 따르면 외국인은 3년물 초과 5년물 이하의 채권을 15영업일 연속 매수했다. 15영업일 동안 외국인의 매수 규모는 총 1조1천274억원이다. 같은 기간 10년물은 총 4천465억원 매수에 그쳤다.





외국인이 장기물인 국고채 10년물 매수에 부담을 느껴 5년물 매수로 돌아선 것으로 평가됐다.

신얼 현대증권 채권 애널리스트는 "중기물 국채는 외국인들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채권이다"며 "자산배분 차원의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우리나라의 국가 신용등급이 양호하고, 양적완화도 시행 안 했기 때문에 금리레벨도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괜찮은 편이다"고 분석했다.

그는 "달러화 대비 원화의 약세가 불가피해도 다른 국가 환율대비 상대적 절상 추세 가능성도 지속될 것이다"며 "이에 따라 손실 가능성이 작아서 단타성 자금보다는 중장기성 자금이 5년물 등 중기물에 몰리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책금리 인상을 염두에 둔 매매라는 의견도 있다.

자산운용사 채권운용팀장은 "외국인이 장기물 금리 상승을 염두에 둔 5년물 매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며 "장기물의 스프레드 폭이 상당히 좁은데 만약 미국의 금리가 인상된다면 스프레드가 확대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손실을 줄이려면 5년물이 적합하다"며 "10년물을 대규모로 매수하기에는 부담되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면 5년물보다는 10년물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측됐다.

증권사 채권운용 팀장은 "지난달 기준으로 수익률 곡선이 지속 평탄화됐는데 외국인이 이를 고려한다면 10년물 매수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장기물 매수물량의 일부가 5년물로 들어간 듯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지만,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진다면 5년물을 매도하고 다시 10년물을 매수할 가능성이 크다"며 "매수 주체는 대부분 외국 중앙은행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h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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