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삼성전자와 애플의 CEO가 처음으로 공식적인 특허협상에 나선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애플과 특허 협상을 위해 20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최 부회장과 신 사장은 21일부터 이틀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법원에서 조셉 C. 스패로 판사의 중재 하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등과 특허 관련 논의를 할 예정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특허 소송전을 벌인지 1년여 만에 처음으로 양사의 최고 경영진이 처음으로 공식적인 협상에 나선다는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타협의 돌파구가 마련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만남이 미국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의 권고로 마련된 만큼, 양사의 적극적인 협상자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로 최 부회장은 이날 출국길에 기자들과 만나 "화해나 강공 중 어떤 방향으로 협상에 임할지 정해진 바는 없다"고 말했다.

신 사장 역시 협상전략에 대해 "크로스 라이선스(특허 공유) 방식을 포함해 수많은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이번 만남은 법원의 결정에 따른 것이지만 아직 양측의 입장 차이가 크다"고 선을 그었다.

또, 삼성이 제품 디자인을 베꼈다는 애플의 주장에 대해서는 "삼성은 최근에도 세계적인 권위의 디자인상을 받았다. 카피캣(모방품) 주장은 말도 안 된다"며 여전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특허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양사 모두 법원의 권고에 응하지 않으면 진행 중인 소송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어 타의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은 것"이라며 "따라서 이번 만남 자체만으로 양사의 타협의지가 크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작년 4월부터 전 세계 10여 국에서 30여 건이 진행 중인 특허 소송전에서 삼성과 애플은 '8대 10(항소심 등 모든 판결 기준)'의 전적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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