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호 기자 = 지난해 말부터 외국인의 원화채 듀레이션(가중평균만기)이 3년대를 유지하면서 그 지속 여부에 시장참가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외국인의 듀레이션 확대는 해외 중앙은행 중심의 투자와 롤오버 중심 매매의 영향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3년대 듀레이션이 유지될 것인지에 대해선 참가자들의 전망이 엇갈렸다.

22일 연합인포맥스 투자주체별 장외채권 포트폴리오 포지션 추이(화면번호 4256)에 따르면 전일 기준 외국인의 듀레이션은 3.01년이다. 지난해 12월 30일 이후 16영업일 연속 3년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일에는 3.03년을 기록하기도 했다.





외국인의 3년대 듀레이션 유지는 비교적 긴 시계열을 가지고 투자하는 외국 중앙은행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됐다.

외국계 증권사 딜러는 "외국인의 듀레이션 확대는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한 매수가 주효했다"며 "특히, 중국이 중장기물을 집중적으로 매수하면서 듀레이션 확대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합인포맥스 국적별 외국인 거래동향(화면번호 4578)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국은 4천770억원의 원화채를 매수했다.

또, 외국인의 원화채 투자잔액이 유지되는 가운데 롤오버 중심의 매매도 듀레이션 확대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채권 애널리스트는 "현재까지의 외국인 듀레이션 확대는 롤오버가 순차적으로 무난히 진행됐기 때문이다"며 "외국인의 원화채 투자잔액이 크게 늘진 않으면서 롤오버만 진행되니 듀레이션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분석했다.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원화채 매도도 한 몫 했다.

증권사 딜러는 "최근 외국인의 듀레이션 확대는 외국인이 단기물을 지속 매도함에 따라 확대된 측면이 있다"며 "아시아의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단기물을 매도하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외국인은 이달동안 올해 3월이 만기인 국고채 5년물 11-1호를 1천675억원, 2월이 만기인 통화안정증권(통화채)을 2천억원 매도하는 등 만기가 얼마 안 남은 원화채를 지속 매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외국인의 3년대 듀레이션 유지에 대해서는 상반된 주장이 펼쳐졌다.

서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의 3년대 듀레이션 확대기조가 유지될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며 "아무래도 국고채 중심으로 비중이 늘어나야 하는 데 그러한 분위기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이다"고 예측했다.

외국계 증권사 딜러는 "현재 외국인의 매매가 포트폴리오 조정이라고 봤을 때 듀레이션 확대기조가 지속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 외국인의 채권 매매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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