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국내 식품업체들이 민족 최대 명절 설을 앞두고 '가성비'를 강조한 선물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국내외 경기불안과 소비심리 위축이 확산되는 가운데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품질 좋은 이른바 '가성비'가 높은 선물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최근 설을 맞아 '올반 명품 한우세트'를 선보였다. 최상급 한우의 인기 부위만 모아 구성했지만, 시중 가격 대비 20% 저렴하다는 게 특징이다. 판매 가격은 20만원부터 29만원이다.

또 남해안 최고급 멸치로 구성된 '올반 일품 멸치세트'(4만2천원), 국산 들기름으로 두 번 구운 '올반 김 선물세트'(1만6천500~3만6천원), 만두와 떡갈비 등 가정 간편식으로 이뤄진 '올반 기획세트'(3만~5만원) 등 5만원 이하의 상품을 출시했다.

신세계푸드는 올반 선물세트를 내놓으며 '가성비'를 강조했다. 가성비는 가격 대비 성능의 준말로 가격에 비해 제품이 얼마나 좋은지를 나타낸다.

파리바게뜨도 가성비에 방점을 찍은 설 선물 12종을 출시했다. 12종에는 카스텔라와 모나카로 구성된 가화만사성 세트, 찹쌀떡과 모나카로 이뤄진 새해소원 세트 등이 있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저성장, 저소비로 대변되는 장기불황에도 부담 없이 선물할 수 있도록 이번 설 선물을 1~2만원대로 준비했다"며 "가성비 좋은 선물을 찾는 고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동원F&B도 가성비 높은 '동원 설 선물세트' 200여 종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동원F&B는 설 선물세트 전체 물량 중 판매가 5만원 이하의 물량을 지난해보다 약 10% 이상 늘렸다. 선물세트에는 참치캔, 캔햄, 김 등이 있다.

이처럼 식품업체들이 설을 맞아 가성비를 강조한 선물을 잇달아 내놓는 것은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소비자들이 선뜻 지갑을 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2월 27일 발표한 '2016년 12월 소비자 동향 조사'에 따르면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 대비 1.6포인트 하락한 94.2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인 2009년 4월(94.2) 이래 7년 8개월 만의 최저치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최근 '경제동향 1월호'에서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고 건설수주 등 선행지표도 부진해 경기가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란법도 식품업체가 가성비를 강조한 선물세트를 내놓게 한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물 상한액이 5만원이다 보니 식품업체들이 저렴하면서도 품질 좋은 선물을 출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홈플러스는 2천200여 종의 선물세트를 판매하면서 5만원 미만의 선물 비중을 90%로 늘렸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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