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변동성 확대나 쏠림현상 면밀히 모니터링"

"잠재 성장률 변화 가능성…다시 추산할 것"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전소영 강수지 이호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 2%를 넘을 것 같지 않다면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일축했다. 다만, 민간 소비 위축에 따른 경제성장률 하락에 무게를 뒀다.

이주열 총재는 13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가 지난해보다 오르더라도 물가안정목표 2%를 넘을 것으로 보지는 않고, 수요 면에서도 물가상승 압력이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점, 연간 2.5% 성장률을 예상했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속도가 잠재성장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보면 스태그플레이션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소비자물가가 2% 웃돌 가능성에 대해 전혀 배제할 수는 없지만 한은은 연중 1.8%로 보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잠재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 총재는 "지난 2015년 한은 조사국에서 연 3.0~3.2% 수준으로 잠재성장률을 추정한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며 "최근 수년간 성장률이 2%대를 유지하고 있고, 얼마전 통계청에서 인구추계를 새로 발표한 점 등을 감안하면 잠재성장률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조사국이 다시 잠재성장률을 추정하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은이 전망한 올해 경제성장률은 연2.5%, 소비자물가는 연 1.8%라고 밝혔다. 국제유가는 올해 평균 50달러대 초반으로 예상했다.

한은 경제성장률 하향의 주된 파트는 민간소비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최근 소비지표 호조는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정부 정책의 효과도 있었는데 일회적 요인과 약간의 시차 등으로 당초 우려보다 최근 실적이 괜찮지만 소비 호조로 평가하고 있지는 않다"고 언급했다. 그는 "소비심리 위축은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높아진데 따른 것이 가장 크고, 기업구조조정 진행과 고용사정 개선이 제약되는 점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배경으로 수정 경제전망에 반영했다며 소비심리 회복이 경제정책의 중요한 과제라는 점은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전망이 하향 조정된 배경으로 지난 10월 전망 이후 대내외 여건이 급속히 바뀐 점을 꼽았다. 대외 여건은 미 대선이후 시장금리 상승, 미 달러 강세, 보호무역 우려, 미 연준의 금리인상 예상이나 기대변화 등을, 국내 상황은 경기외적인 변화가 많아 그에 따른 심리 위축에 하향 조정된 것이 포인트라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4분기 제로 성장이나 마이너스 성장은 아니다"며 "소폭의 플러스 성장"이라고 덧붙였다.

주택경기 급락 가능성에 대해서는 낮게 평가했다. 그는 "집값 전망은 쉽지 않다"면서도 "현재로선 판단해보건데 건설경기가 수년간 좋았고, 집값의 급속한 조정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산가치 버블 유무에 대해서도 "버블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나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한은의 금리 스탠스와 관련해서는 "미국 금리 인상 횟수에 따라 기계적으로 금리를 조정하는 것은 아니다"며 "미국이 두번, 세번 금리를 올리든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에 따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는 것"이라고 잘라말했다.

시장금리와 기준금리 격차가 커진 점은 과거 평균적인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 11월 이후 시장금리 기준금리 격차가 확대됐지만 그전에 너무 붙어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변동성만으로 일률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며 "격차가 조금 벌어진다 해도 미국 금리인상 등 대외요인인지, 국내경제에 대한 긍정적 시각 때문인지 요인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금리 격차가 단기간내에 급속히 확대, 축소되면 중앙은행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환율 변동성 확대와 쏠림 현상에 대해서는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원화 환율이 다른 신흥국 통화보다 비교적 변동성이 높다"며 "원화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자유럽게 거래되면서 신흥국 통화 대용수단으로 활용되는데 부분적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화 환율이 변동된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보면 가격 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하는 것이나 지나치게 높은 변동성은 경제주체 소비, 투자 등 경제행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중앙은행으로서는 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되지 않도록 시장여건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쏠림현상이 나타나지 않는지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책 결정과정에서 미 달러화 강세를 기본적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미 연준의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이고, 신정부가 재정확대 등을 통해 친성장, 친기업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돼 미 달러화가 당분간 강세를 보이지 않겠나 한다"며 "달러 강세가 하반기에 수드러들지 모른다는 예상이 일반적이고, 전망에도 그걸 감안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외환보유액은 최근 3개월간 67억달러 감소했지만 미 달러화 강세로 달러외 여타자산의 환산액이 줄었기 때문"이라며 "여러 평가기준으로 볼 때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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