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매각 등으로 2조5천억원 추가 조달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독일 최대은행 도이체방크는 5일(현지시간) 신주 발행으로 80억유로(약 9조8천억원)를 증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도이체방크는 6천875만주의 신주를 발행하기로 하고 인수 청약을 오는 21일부터 내달 6일까지 받기로 했다.

도이체방크는 또 비핵심자산 매각과 자회사인 도이체자산운용의 지분 일부를 상장해 20억유로(약 2조5천억원)를 조달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증자와 추가 자금 조달을 통해 보통주 자본비율(common equity Tier 1 ratio)이 13%를 넉넉히 웃돌 수준이 되도록 높인다는 계산이다.

도이체방크는 아울러 전체 은행 조직을 개인·상업은행(PCB), 도이체자산운용, 기업·투자은행(CIB) 등 3개의 사업부로 간소화하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 방안도 내놨다.

이에 따라 매각이 추진돼왔던 우체국은행 포스트방크는 개인·상업은행 사업부로 통합되게 됐다.

도이체방크는 지난해 241억유로였던 연간 비용(조정 기준)을 2018년에는 220억유로, 2021년에는 210억유로까지 줄인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번 발표는 최근 잇따른 대규모 벌금 부과와 실적 부진으로 위기설까지 제기되는 등 도이체방크가 한바탕 홍역을 치른 뒤 나왔다.

도이체방크는 2015년과 2016년 각각 68억유로와 14억유로의 순손실을 내면서 지난 2년간 배당을 지급하지 못했다.

도이체방크는 작년 12월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5~2007년 부실 주택담보증권(MBS)을 팔았다는 혐의로 벌금으로 31억달러, 소비자 구제 명목으로 41억달러 등 총 72억달러를 지급하기로 미국 법무부와 합의한 바 있다.

올해 1월에는 러시아의 자금세탁을 방조한 혐의로 미국과 영국의 금융당국으로부터 6억3천만달러의 벌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도이체방크의 존 크라이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발표에 대해 "우리의 결정은 더 단순하면서 더 강하고, 성장하는 은행을 만들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라면서 "증자는 재무안정성을 상당히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라이언 CEO는 지난 1월까지만 해도 증자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으나 결국 증자로 방향을 선회했다.

금융시장의 우려가 고조됐던 지난해 9월 수십 년 만의 최저치인 10유로까지 내려갔던 주가가 최근 급반등하자 증자를 할 만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3일 도이체방크의 주가는 19.14유로에 마감했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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