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매출액 10배 증가, 영업이익 21배 증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대표이사)이 취임한 지 20년 만에 거둬들인 성적표다. 이러한 성과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이 화장품 등 핵심사업에 집중하고 글로벌 사업을 키운 덕이다.

20일 아모레퍼시픽그룹에 따르면 지난 18일 서 회장이 아모레퍼시픽그룹을 이끈 지 20년이 됐다. 서경배 회장은 1997년 3월 18일 태평양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그동안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눈에 띄게 성장했다. 서경배 회장 취임 전인 1996년 말 6천462억원(태평양 외 13개사)을 기록했던 매출은 지난해 말 6조6천976억원(아모레퍼시픽그룹 외 10개사)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22억원에서 1조828억원으로 커졌다. 시가총액은 약 1천400억원에서 약 26조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화장품 관련 사업에 집중한 결과다. 서경배 회장이 태평양 대표이사로 취임했을 당시는 1986년 화장품 수입 개방 이후 치열한 경쟁 등으로 국내 화장품 업계를 사양 산업으로 평가하던 시기였다.

서경배 회장은 취임 이후 21세기 기업 비전을 '미와 건강 분야의 브랜드 기업'으로 정하고 태평양증권, 태평양전자, 태평양돌핀스, 태평양패션 등 화장품과 관련이 적은 회사를 매각하는 등 회사를 개편했다.

그 결과 1996년 말 태평양 외 13곳은 작년 말 아모레퍼시픽그룹 외10곳으로 감소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0배, 21배 증가했지만, 그룹 전체 기업수는 오히려 감소한 셈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글로벌 사업이 커진 덕도 있다. 1996년 말 수출액이 94억원에 불과했지만, 작년 말 글로벌 사업 매출은 1조6천968억원을 기록했다. 20년 만에 약 181배 성장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이전에 현지 에이전트를 통해 진행했던 해외 사업을 2002년부터 직접 진출 형태로 전환했다"며 "현재 14개국에서 19개 국외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여 년 동안 중화권에 집중했던 아모레퍼시픽은 앞으로 아세안과 미주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아세안 시장 중에서 성숙 시장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은 브랜드를 구축하는 기점으로 삼고, 신흥 시장인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에서는 메가 시티(megacity)를 위주로 시장 점유율을 늘릴 예정이다.

미주 시장에서는 올 하반기 이니스프리를 선보이며 미국 내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이다. 또 중동 시장 공략을 위해 두바이에 법인을 세우고 현지 최대 유통기업과 협업을 시작했으며, 올해 안에 메이크업 브랜드 에뛰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유럽 시장에서도 올 하반기에 스킨케어 브랜드를 출시한다.

아모레퍼시픽은 앞으로 연구·개발(R&D)도 강화한다. 이를 위해 2020년까지 경기도 용인시에 기존 연구 시설을 확장한 '뷰티산업단지'를 건립한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를 기반으로 독자적인 기술과 제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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