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이호 기자 = 한화생명보험이 5천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성공리에 발행할 것으로 예상돼 보험사 자본확충의 새 물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화생명은 충분한 수요를 바탕으로 오는 13일 시장 예상보다 좋은 조건으로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한화생명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 결과 투자자들은 총 5천550억원 규모로 매수주문에 참여했다.

전체 매수 참여금액이 모두 가산금리 밴드 260~300bp 내에서 이뤄졌고 가산금리는 최종 270bp로 결정됐다.

한화생명의 신종자본증권 발행금리는 국고채 5년만기 수익률에 투자자들의 수요예측 결과를 반영해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하는 구조다.

국고채 5년 지표물이 전일 기준으로 1.859%로 종가를 형성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한화생명의 최종 발행금리는 가산금리를 합쳐 4% 중반을 크게 넘지 않는 선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시장참가자들은 수요가 5천억원이 넘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면서 "단일 발행규모로 상당히 큰 규모로 첫 예측 때 5천억원이 무사히 발행된 것에 놀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발행사와 투자자간 프라이싱 간극이 있어 우려가 있었는데 잘 넘긴 것 같다"고 평가했다.

자산운용사 채권매니저는 "한화생명이 신용도가 높은 가운데 4%라는 고금리가 투자자들을 이끌었다"며 "신종자본증권이 첫 발행이여 잘 안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는데 생각보다 강하게 낙찰됐다"고 전했다.

한화생명이 대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을 거두자 보험사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보험사들은 그동안 주로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자본확충에 나섰다.

후순위채는 신종자본증권보다 발행이 쉽지만, 잔존만기가 5년 이내일 경우 매년 자본인정비율이 20%씩 차감돼 해마다 자본 조달 비용이 늘어난다. 반면에 신종자본증권은 초기 배당 비용 등을 고려할 경우 후순위채 발행금리가 높지만 만기 시까지 100% 자본으로 인정되는 장점이 있다.

김수연 KB증권 연구원은 "자본확충은 일회성 요인이 아닌데 자본조달 단위당 비용이 급증하는 후순위채보다는 신종자본증권이 자본확충 도구로서는 경제적이며 안정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종자본증권이 발행 여건이 다소 까다롭지만, 발행에 성공하면 그만큼 자본으로 인정받는 범위가 넓다는 뜻이다.

한화생명은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지급여력(RBC)비율을 212.6%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발행 주관사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에 수요예측을 진행하면서 분위기는 상당히 좋았지만 금리 조건이 얼마나 될지는 쉽게 예상할 수 없었다"면서 "이번 발행이 좋은 금리 조건으로 이뤄지면서 보험사들의 향후 자본확충 수단으로 더 큰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 의미를 둘 수 있다"고 전했다.

한화생명 신종자본증권은 장기투자자 등 기관투자자의 자본확충 수단 외에 은행을 통한 고객자산자들을 대상으로 한 판매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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