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올해 1분기에 금융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냈다. 국내 경기침체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연결기준 올 1분기 영업이익 3천785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9.7% 감소했다고 24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8천554억원으로 5.5%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2천662억원으로 18.2% 감소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수준이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3개월간 증권사들이 발표한 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G)은 연결 기준으로 올해 1분기 매출액 1조9천35억원, 영업이익 4천203억원, 당기순이익 3천16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주요 계열사의 실적을 보면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액은 1조5천69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천168억원으로 6.2%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5% 감소한 2천235억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 국내사업의 매출액은 1조1천4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천340억원으로 13%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 해외사업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7% 증가한 4천770억원, 영업이익은 11% 늘어난 881억원을 냈다.

이니스프리 매출액은 6% 성장한 1천984억원, 영업이익은 11% 감소한 463억원을 기록했다. 에뛰드 매출액은 813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슷했고, 영업이익은 88억원으로 29%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국내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지난달 이후 한국을 방문한 해외 관광객이 감소했다"며 "때문에 매출 성장률이 둔화됐고 영업이익은 역신장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미의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중국 정부는 지난달 15일부터 한국행 여행상품 판매를 전면 금지했다. 이에 따라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9% 줄었다. 지난 3월엔 39.4% 급감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아모레퍼시픽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면세점의 이익 기여도가 35% 이상이고, 이 중 80% 이상이 중국인 관광객 수요로 추정된다.

배동현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는 지난달 17일 열린 아모레퍼시픽그룹 주주총회에서 이 같은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배 대표는 "면세점에서 중국인 고객이 줄고 있다"며 "지난 3월 15일 이후 중국이 한국 관광을 본격적으로 통제했는데, 그 상황을 지켜보고 고민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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