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빙그레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올해 1분기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원유 등 재고자산과 매출채권이 증가하면서 현금이 유출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 빙그레, 1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 -175억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기재무제표 기준으로 빙그레 영업이익은 37억962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천747억7천975만원으로 4.3% 늘었다.

이 같은 실적은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3개월간 증권사들이 발표한 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빙그레는 연결기준으로 올 1분기 매출액 1천728억원, 영업이익 2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문제는 빙그레 이익의 질이 나쁘다는 점이다.

빙그레의 이익이 증가했지만, 회사에서 현금이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실제 올 1분기 빙그레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7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기업이 제품의 제조·판매 등 주요 활동을 하면서 실제 벌어들인 현금의 규모를 나타내는 지표다. 통상 손익계산서에서 이익을 많이 냈더라도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좋지 않으면 이익의 질이 나쁘다고 평가한다.

한 공인회계사는 "영업활동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은 기업이 외부 재무자원에 의존하지 않고 영업으로 차입금 상환과 영업능력 유지, 배당금 지급, 신규투자 등을 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라며 "투자자들은 영업이익뿐만 아니라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증가한 탓"

빙그레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빙그레의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은 최근 증가했다. 올 1분기 빙그레 매출채권은 873억8천50만원으로 작년 말(687억5천107만원)보다 약 186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재고자산도 337억2천787만원에서 495억8천805만원으로 약 159억원 늘었다.

올 1분기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증가하면서 빙그레에서 현금이 각각 182억9천100만원, 158억4천300만원 빠져나갔다. 이에 따라 빙그레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211억3천168만원에서 올 1분기 147억7천328만원으로 약 64억원 감소했다.

특히 빙그레 재고자산이 증가한 것은 원유 재고가 넘치지만 이를 제대로 소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빙그레 주요 제품의 원재료는 원유다. 올 1분기 기준 바나나맛우유와 요플레 등 우유·유음료 매출액은 빙그레 전체 매출액의 64.77%를 차지했다. 투게더 등 아이스크림 매출액은 전체 매출액의 35.23%였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농가 보호를 위해 원유생산쿼터제를 시행하고 있다"며 "때문에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빙그레 등은 매년 일정량의 원유를 구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일정량의 원유를 구입한다고 해서 모든 업체의 원유 재고가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며 "올 1분기 매일유업 재고는 감소했다. 회사의 재고 관리 역량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온다"고 말했다. 실제 올 1분기 매일유업 재고자산은 744억8천399만원으로 작년 말(1천828억2천141만원)보다 약 1천83억원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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