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글로벌 기업이 투자하거나 인수한 국내 화장품업체의 지난해 실적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이들 업체가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등 주요 화장품 판매채널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올린 결과다. 글로벌 기업과 연구·개발(R&D), 마케팅부문 등에서 협력한 점도 실적 향상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 해브앤비·카버코리아·클리오, 지난해 큰 폭 성장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브랜드 '닥터 자르트'를 보유한 해브앤비의 지난해 매출은 2천371억7천377만원으로 전년 대비 174.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21억8천254만원으로 291.7%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563억1천106만원으로 332% 증가했다.

화장품 브랜드 'A.H.C'로 알려진 카버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4천295억91만원으로 전년 대비 174.5%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72.6% 증가한 1천800억4천378만원,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69.5% 늘어난 1천323억7천678만원을 올렸다.

지난해 연결기준 클리오 매출은 전년 대비 80.8% 증가한 1천935억8천995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56억8천591만원으로 13.9%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208억1천235만원으로 17.6% 증가했다.

작년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해브앤비와 카버코리아, 클리오는 글로벌 기업이 인수하거나 글로벌 기업이 투자한 국내 화장품업체다.

해브앤비는 지난 2015년 10월 세계적인 화장품 기업인 에스티로더의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 투자금액과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작년 말 기준 해브앤비의 주주현황을 보면 이진욱 해브앤비 대표 지분율은 66.7%, Estee Lauder Cosmetics Limited 지분율은 33.3%다.

클리오는 지난해 7월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그룹 계열 투자회사 L 캐피탈 아시아와 5천만 달러(약 573억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올 1분기 기준 한현옥 클리오 대표 지분율은 57.13%, L 캐피탈 아시아의 자회사 Beautiful Color Pte Ltd 지분율은 6.19%다.

글로벌 기업이 인수한 국내 화장품업체도 있다. 지난해 6월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베인캐피털과 손잡고 카버코리아를 인수했다.

작년 말 기준 카버코리아 지분율은 Cosmetics Issuer Holdings Designated Activity Company 60.39%, 이상록 대표 35.00%, 기타 4.61%다. Cosmetics Issuer Holdings Designated Activity Company는 카버코리아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다.

◇ 주요 판매채널에서 두드러진 성과…글로벌 기업과의 협력 효과도

전문가들은 이들 업체가 주요 화장품 판매채널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달성해 실적이 향상됐다고 분석했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해브앤비, 카버코리아, 클리오는 H&B스토어, 인터넷, 홈쇼핑 등에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며 "때문에 이들 업체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실제 시장 조사기관 칸타월드패널에 따르면 작년 인터넷 채널에서 A.H.C는 138.4% 성장했다. H&B스토어 채널에선 닥터자르트가 137.3%, 클리오가 21.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홈쇼핑 채널에선 A.H.C가 20.3% 성장했다.

마케팅과 R&D 부문 등에서 글로벌 기업의 도움을 받은 점도 이들 업체의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양 연구원은 "해브앤비는 에스티로더와 R&D, 해외마케팅 부문에서 협력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며 "카버코리아는 골드막삭스에서 투자를 받은 이후 화장품 판매채널을 면세점 등 오프라인 채널로 확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클리오는 LVMH그룹과 제품, 디자인, 마케팅, 유통 등 사업운영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며 "또 LVMH그룹이 보유한 면세 채널을 통해 글로벌 확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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