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호 기자 = 국내 연기금들이 국공채 외에 자산유동화증권(ABS)에서도 큰 손으로 거듭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국내 연기금은 '티월드제십육차' ABS를 약 410억 원가량 매수했다.

티월드 ABS는 SK텔레콤이 자산보유자로 단말기분할상환채권 및 부수권리를 자산으로 발행되는 ABS다. 주관사는 SK증권과 신한금융투자, KB증권이며 신용등급은 'AAA'다.

유동화 자산 전체가 서울보증보험에서 100% 이행 보증하는 신용보험에 가입돼 있어 유동화 자산의 연체에도 서울보증보험에게서 단말기분할상환금 회수가 가능하다.

특히, 분할상환 기간이 36개월 이내 도래하는 단말기분할상환금채권으로 구성된 티월드ABS는 월별 청구금액이 매달 비슷하게 나온다. 이동통신가입자의 일시 상환부담이 적고, 일정 기간 이상 연체되면 서비스가 중단돼 채무상환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이같이 ABS는 특정 자산군을 담보로 발행되기 때문에 안정성이 높다. 이런 이유로 최근 연기금들은 아시아나항공의 ABS(색동이)와 LG유플러스 ABS(유플러스엘티이) 등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연기금 채권운용역은 "ABS는 발행하는 회사와 상관없이 그 자산군을 담보로 발행돼 안전하다는 인식이 많다"며 "게다가 일반 회사채와 달리 유동화를 통해 발행돼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 매수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다른 연기금 채권운용역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해당 기업의 위험을 고려할 필요 없이 ABS의 위험만 따져 투자할 수 있어 티월드를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며 "할부금이 많은 고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망가질 리스크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ABS는 시장 내 유동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자산운용사 채권운용본부장은 "ABS는 매력적인 금리와 안정성을 내세우지만, 시장의 유동성이 떨어지는 편이다"며 "유동성 부진만큼 금리가 높지 않기 때문에 대규모 매수는 부담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통신사의 단말기 할부대금채권, 항공사의 항공운임채권 등을 기초로 한 ABS 발행액은 4조6천억 원으로 작년 동기의 4조1천억 원보다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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