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외국인이 지난 이틀간 코스피200 선물을 1조5천억원가량 순매수하며 주식시장 반등을 이끈 핵심 주체로 떠올랐다.

다만, 미결제약정 추이를 고려하면 기존 매도포지션의 청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추세 상승에 베팅한 신규매수라기보다는 매도포지션의 손실을 줄이기 위한 환매수 성격이 짙다는 의미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이틀간 지수선물을 1만8천계약 넘게 사들였다. 1조5천억원에 육박하는 막대한 금액이다.

외국인의 선물 매수는 시장베이시스(선물가격-현물가격)의 상승을 이끌었다. 증권사 등 국내 기관이 선물을 팔고 현물을 사는 대규모 차익거래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기관은 지난 이틀간 6천700억원의 현물(주식)을 순매수하며 코스피 반등을 주도했다.

외국인의 선물 매수가 코스피 반등을 주도한 격이라 이들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지만, 매수세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외국인이 코스피 선물 1만8천계약을 사는 동안 미결제약정은 오히려 5천600계약 감소했다. 외국인 매수분 중 상당수가 기존 매도포지션의 청산 물량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외국인의 신규 매수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매도포지션의 환매 과정이 일단락될 경우 추가 매수세는 제한적일 수 있다.

삼성증권은 어닝시즌을 맞아 기업들의 실적 호조가 나타나면서 외국인이 6월 동시만기일 이후 구축했던 매도포지션을 청산하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NH투자증권도 미결제약정의 증가가 뚜렷하지 않아 신규매수보다는 기존 매도에 대한 청산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 최창규 연구원은 "외국인의 선물 매수가 시장 베이시스 개선에 영향을 주고 차익거래도 뚜렷한 매수세를 보이기는 했다"며 "다만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외국인이 다급하게 매도포지션 청산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고, 이는 연속성보다는 단발성 매수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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