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구본열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에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북한과 미국의 강대강 구도가 누적되면서 하루에 평균 10원씩 오르는 장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연고점인 1,121.80원이 이내 가시권에 들어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0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9.50원 오른 1,144.70원까지 장중 고점을 높이면서 2영업일 연속으로 급등했다.

전일에도 10원 이상 급등하면서 빠르게 갭업 장세를 이어가 지난달 12일 기록한 장중 고점인 1,148.90원 이후 한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재 일목균형표 상으로 상단 구름대를 뚫고 올라가 추가 상승 가능성도 열려 있다. 지난달 말 연저점을 터치하면서 달러 약세 행진을 이어가던 것에서 불과 보름도 안 돼 긴박한 상승 추세로 전환한 셈이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추가적인 북한의 도발이 없으면 200일 이동평균선 근처인 1,150원 선이 일차적인 고점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과 북한의 괌 주변 포위사격 위협이 반복되면서 불안 심리는 고조되는 형국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5년 만기 CDS 프리미엄은 64bp로 1년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향후 리얼머니 이탈 흐름이 가속할 우려도 있어 달러-원 환율 우상향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

이날 코스피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행진에 2,340선이 붕괴되기도 해 주식 매도 관련 달러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현재 200일 이동평균선(1,146.79원) 근처인 1,145~1,150원까지 추가로 오를 것으로 본다"며 "리얼머니 유출이 얼마나 있는지가 관건인 가운데 신규 롱포지션과 숏커버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B시중은행 외환딜러도 "이슈가 일시적으로 잦아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약화하면서 달러-원 상승폭이 확대됐다"며 "롱포지션이 편한 입장이 되면서 수출업체 네고 물량도 천천히 나올 수 있어 1,150원까지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는 당장 연고점까지 가기엔 무리라는 인식이 우세하다.

북한의 괌 포위 사격이 결국 미국에 '선전포고'가 될 수 있는 만큼 주변국 상황을 감안해 극단적인 상황까진 가지 않으리라는 기대가 남아 있어서다.

A은행 외환딜러는 "1,200원은 전쟁이 나지 않는 한 무리라고 보고 1,150원 이상은 추가 도발 등 관련 헤드라인 이슈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현재보다 조금 더 오른 수준에서 북한발 리스크는 대부분 가격 반영이 된 것이라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외국계은행 외환딜러도 "미국과 북한 간의 현재 상황이 그대로 이어진 극단적 결과는 전쟁인 만큼 결국엔 극적인 협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이달 내내 고점이 높아지더라도 1,200원은 너무 멀어 보이고 1,180원 정도가 2차적인 고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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