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CJ그룹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영구채) 규모가 2년 사이 약 3배 증가했다. CJ그룹이 해외투자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영구채 발행을 늘린 결과다.

전문가들은 영구채가 자본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부채성격을 갖고 있어 CJ그룹의 실질적인 재무부담이 겉으로 드러나 있는 것보다 크다고 지적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CJ그룹이 보유한 영구채 발행잔액은 7천40억원이다.

계열사별로는 CJ제일제당 슈퍼피드 2천억원, CJ제일제당 인도네시아 2천억원, CJ프레시웨이 260억원, 에프앤디인프라 500억원, CJ푸드빌 500억원, 마스 시네마 800억원, CJ포디플렉스 150억원, 케이밸리 330억원, CJ건설 500억원이다.

영구채는 사실상 부채이지만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된다. 만기를 연장할 수 있고 일반 채권보다 후순위라는 이유에서다.

2014년 말 CJ그룹 영구채 발행잔액이 2천700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년 사이 CJ그룹 영구채 발행규모가 2.61배 증가했다.

이처럼 CJ그룹이 영구채 발행을 늘린 것은 CJ그룹이 투자를 확대하면서 자금 소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식품·생명공학사업, 엔터·미디어사업, 신유통사업, 인프라사업 등을 영위하는 CJ그룹은 성장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해외투자를 확대해 왔다.

실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CJ그룹은 바이오부문의 해외 생산시설, 국내 연구센터 등에 약 4조3천억원을 투자했다.

엔터·미디어부문에서도 콘텐츠확보와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 최근 5년간 연평균 약 1조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CJ CGV와 CJ E&M, 재무적투자자(FI)가 터키 최대 영화관사업자 마스(MARS) 지분을 인수한 게 대표적 사례다. 총투자금액은 8천46억원이며, CJ CGV가 3천149억원, CJ E&M이 999억원을 투자했다.

신유통부문에선 중국 물류회사 Rokin(약2천420억원), Speedex(약 810억원), 말레이시아 물류회사(약 470억원)를 인수하고 물류시설을 확대하는 데 투자했다.

전문가들은 영구채가 자본으로 분류되지만 차입성격을 지니고 있어 CJ그룹의 실질적인 재무부담이 겉으로 드러나 있는 것보다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내 신용평가사는 영구채 금액의 일부만 자본으로 분류하고 있다.

안희준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CJ그룹이 투자를 확대하면서 총 차입금이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영구채 발행 등을 감안하면 CJ그룹의 실질적인 재무부담은 지표 대비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최근 CJ그룹의 총 차입금은 투자 확대에 따라 증가 추세다.

연결기준 CJ의 총 차입금은 2013년 8조9천219억원, 2014년 8조9천971억원, 2015년 8조6천160억원, 지난해 9조7천963억원, 올 상반기 10조1천1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은 1조4천738억원이다.

차입금 의존도는 2013년 40.3%, 2014년 39.1%, 2015년 36.6%, 지난해 36.3%, 올 상반기 36.4%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영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대기업의 차입금 의존도 21.2%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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