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4년 만에 경영에 복귀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2020년까지 36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CJ제일제당이 최근 9천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공개했다.

시장에선 CJ제일제당의 차입금 부담이 커지고 있어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은 향후 자회사인 CJ헬스케어 상장과 회사채 발행, 자산유동화 등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 CJ제일제당, 식품·소재 등에 9천억원 투자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 12일 식품·소재 등에 9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우선 2020년까지 충북 진천에 5천4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고 수준의 식품 통합생산기지를 구축한다. 내년 10월 본격 가동될 예정인 이 공장은 연간 최대 12만톤 물량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CJ제일제당은 식품 통합생산기지에서 햇반(컵반)과 육가공, 냉동가공식품, 가정간편식(HMR) 등을 생산한다. 특히 식품 통합생산기지 건설을 계기로 HMR을 중심으로 가공식품의 연구·개발(R&D)과 제조 경쟁력을 세계 최고수준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또 CJ제일제당은 식물성 고(高)단백 소재업체인 브라질 셀렉타(Selecta)를 3천600억원에 인수한다. 셀렉타는 농축대두단백(SPC)을 생산하는 글로벌 1위 기업으로, 37개국 글로벌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셀렉타 인수 후에도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생체이용률 개선제품을 생산하는 등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의 투자는 이전부터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3월 국내 사료업체 코휘드(인수금액 350억원), 중국의 기능성 아미노산업체 하이더(360억원) ▲지난해 8월 미국 바이오벤처 메타볼릭스(112억원) ▲지난해 12월 베트남 냉동식품업체 까우제(170억원) ▲올해 4월 베트남 가공식품업체 민닷푸드(150억원) ▲올해 6월 러시아 냉동식품업체 라비올리(300억원) 등을 인수했다. 총 투자금액은 약 1천500억원이다.

◇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재무부담 존재"…CJ제일제당 "자금조달 문제없다"

CJ제일제당의 투자에 대해 전문가들은 재무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1조원 규모의 현금흐름과 9천억원 수준의 설비투자비(CAPEX)를 고려하면 투자에 따른 재무적 부담이 존재한다"며 "더욱이 CJ제일제당이 공격적인 인수·합병(M&A) 계획을 갖고 있어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대규모 Capex 투자로 단기 영업현금흐름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연결기준 CJ제일제당의 총 차입금은 2010년 말 1조9천489억원에서 2013년 말 5조7천720억원으로 증가했다. 작년 말 총 차입금은 7조1천463억원이다. 6년 동안 차입금이 약 4배 증가했다. 작년 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6천444억원)과 단기금융상품(1천796억원)은 총 8천240억원에 불과하다.

차입금 부담이 크지만 CJ제일제당은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으로 대부분 투자를 하고 있다.

실제 작년 기준 CJ제일제당이 영업활동에서 창출한 현금흐름은 9천515억4천163만원이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은 유형자산(8천454억1천964만원)과 무형자산(655억8천953만원) 투자에 총 9천110억917만원을 지출했다. 영업활동으로 번 현금 대부분을 유형·무형자산 투자에 쓴 셈이다.

더욱이 같은 기간 관계기업주식과 매도가능금융자산 투자 등을 포함한 총 투자금액이 1조4천89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CJ제일제당은 영업활동으로 번 현금을 훨씬 웃도는 투자를 했다. 향후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 있어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 CJ제일제당의 재무부담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은 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2일 9천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공시한 이후 기관투자자와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전략발표회를 열었다. 이 발표회엔 CJ제일제당의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CJ제일제당의 자금조달 방법 관련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CJ제일제당은 회사채 발행으로 약 1조원, 삼성생명 주식과 가양동 부지 등 보유 자산의 유동화로 약 1조원, CJ헬스케어 등 자회사의 기업공개(IPO)로 약 1조~2조원을 조달할 수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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