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금리 상승기에 힘입어 국내 금융그룹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작년 동기보다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한금융과 KB금융이 2조 원에 가까운 반기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하나금융과 우리은행까지 1조 원에 육박하는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됐다.

16일 연합인포맥스 기업정보 컨센서스 종합(화면번호 8031)에 따르면 국내 8곳의 증권사가 전망한 신한지주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6천957억 원으로 상장 금융지주 중 가장 많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95% 늘어난 수준이다.

이미 지난 1분기 1조 원에 육박한 실적을 낸 신한지주의 2분기 실적 전망치는 6천884억 원으로 나타났다.

지주 차원의 리스크 관리가 가장 견고해 대손비용률이 역대 최저 수준까지 하락한 점이 실적의 안정성을 뒷받침했다.

11곳의 증권사가 내다본 KB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6천207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보다 40.98%나 급증한 성과다.

2분기 역시 7천331억 원의 순이익 전망치가 집계되며 전년보다 20% 넘는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고 예상치는 8천500억 원이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5월 공개 매수한 KB손보와 KB캐피탈 지분이 2분기 연결 순익에 추가로 반영되며 분기 실적이 당초 예상을 크게 뛰어넘었다"며 "오는 3분기에도 8천억 원을 상회하는 순익을 기록해 연간 3조 원 이상의 실적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특히 은행권 관계자들은 KB금융이 2분기를 기점으로 신한지주와 수익성 측면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데 큰 의미를 부여했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KB금융의 2분기 실적이 신한을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공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졌다"며 "지난 몇 년간 외형적인 성장보단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한 신한을 KB가 공격적인 외형 확장으로 눈 깜짝 할 사이 따라잡아 리딩뱅크 자리를 두고 두 곳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은행도 올해 상반기 각각 1조 원에 육박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물밑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9천89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54% 급증할 것으로 8곳의 증권사가 내다봤다. 2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3천465억 원으로 집계됐다.

7곳의 증권사가 예상한 하나금융지주의 상반기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9천193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1.43% 증가했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4천35억 원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7월 이후 시중 금리의 상승 기조와 맞물려 유동성 핵심예금이 늘어나며 조달 비용이 개선된 게 상반기 은행권 호실적의 공통적인 배경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4년 만에 동반 1조 원을 넘긴 데 이어 올해는 하나금융과 우리은행까지 '1조 클럽' 가입을 눈앞에 둔 것은 기념비적인 성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신한과 KB는 상반기에만 순익 1조 원을 훌쩍 넘겨 이제는 연간 3조 클럽 가입을 내다보게 됐다"며 "하나금융과 우리은행도 뒤처지지 않고 역대 최고 수준의 반기 실적을 내는 등 금리 상승기 국내 금융지주의 호실적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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