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롯데쇼핑과 한화테크윈 등의 분할 자회사가 상장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롯데쇼핑과 한화테크윈 등이 자회사를 분할하는 것은 IPO를 어느 정도 염두에 둔 조치라고 분석했다. 또 분할 이후 자회사의 경영 효율성 증대와 기업가치 재평가를 기대할 수 있어 IPO 추진에 도움이 된다고 진단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 8일 이사회를 열고 100% 출자로 롯데시네마를 설립하기로 했다. 출자 일자는 오는 8월 31일이다.

롯데쇼핑이 롯데시네마에 출자하는 금액은 총 5천274억1천700만원이다. 여기엔 최초 자본금 5억원, 준비금 출자 1천753억2천500만원, 현물출자 3천515억9천200만원이 포함돼 있다. 현물출자는 롯데쇼핑이 시네마 사업부를 롯데시네마에 양도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이 보유하게 될 롯데시네마 주식 수는 5천274만1천748주로, 지분비율은 100%다.

롯데쇼핑이 롯데시네마를 분할하면서 롯데시네마가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분할로 롯데시네마의 독립경영, 경영 효율화 제고, 기업가치 재평가가 기대된다"며 "추후 롯데시네마가 주식시장에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방산업체 한화테크윈도 자회사를 분할하면서 자회사들이 상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한화테크윈은 지난 4월 27일 이사회를 열고 기존 사업 중 지상 방산 사업, 에너지장비 사업, 산업용 장비 사업을 물적분할해 3개의 분할 신설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분할 기일은 다음 달 1일이다.

분할 신설회사는 한화다이나믹스, 한화파워시스템, 한화정밀기계 등이다. 한화테크윈의 100% 자회사로 있던 한화디펜스는 한화다이나믹스 100% 자회사로 변경된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분할 자회사들이 향후 IPO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따라서 한화테크윈에 현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각 사업부문의 가치가 재평가될 것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자회사를 분할한 뒤 상장하겠다고 밝힌 곳도 있다.

동국제약은 지난달 1일 조영제·의료기기·진단장비 판매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동국생명과학을 설립했다. 동국제약은 향후 동국생명과학 IPO를 추진할 계획이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분할 이후 동국생명과학의 경영효율성을 높이고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아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롯데쇼핑과 한화테크윈 등이 자회사를 분할하는 것은 IPO를 고려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연구원은 "동국제약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롯데쇼핑이 롯데시네마를 분할하는 것은 향후 롯데시네마 상장을 염두에 둔 결정"이라며 "이런 이유로 롯데시네마가 상장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롯데쇼핑이 롯데시네마를 분할하면 시네마사업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어 향후 상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롯데시네마 올해 매출은 국내의 안정적 실적과 베트남 중심의 해외사업 고성장 등으로 10% 내외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박 연구원은 롯데시네마의 적정 시가총액이 1조원 내외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물적분할 이후 한화테크윈의 자회사가 상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점도 롯데시네마의 상황과 비슷하다"고 진단했다.

yg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