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 금리를 웃도는 '금리 역전'이 국내증시에서 반드시 외국인 자금 이탈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0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과거 미국과 한국의 정책금리가 역전됐던 것은 1999년 6월부터 2001년 2월, 2005년 8월부터 2007년 8월의 두 차례였다.

1999년 당시엔 금리 역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됐다.

당시는 외환위기 직후 해외 투자자들을 유인하려고 정책적으로 외국인 투자 촉진법을 도입하고 외국인 한도 철폐 등을 단행했던 때였다. 외국인 자금 유치를 위한 정책적 효과가 발휘된 셈이다.

2000년대 금리 역전 시기에는 외국인의 움직임이 시차를 두고 나타났다.

정책금리 역전이 시작된 2005년 중반에는 외국인이 매수 강도 완화 정도의 움직임을 보였다. 실질적으로 매도세를 강화한 것은 금리 역전 이후 3분기가량 지난 2006년 중반부터였다.







유안타증권 조병현 연구원은 "금리가 역전되면 외국인 수급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논리는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만한 것이지만, 경험적 측면에서는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 차이라는 명제와 외국인 움직임 간의 직관적인 관계는 찾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결국 외국인이 보는 것은 펀더멘털과 밸류에이션이 될 것이라고 이 증권사는 진단했다.

2006년 당시엔 글로벌 증시 대비 한국 증시의 이익 추정치 매력이 감소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매력적이라 보기는 어려웠다. 당시 글로벌 증시 대비 한국의 상대 주가수익비율(PER)은 지수 상승과 더불어 빠르게 높아졌다.

조 연구원은 "지금은 2006년 당시와는 정반대의 펀더멘털 흐름이 진행 중에 있다"며 "글로벌 증시 대비 이익 전망치의 상대 강도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고 그간의 지수 상승에도 상대 밸류에이션 수준은 낮게 유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금리차 이슈 만으로 쉽게 외국인의 시각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chha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