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등 국내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의 성장둔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내 소비부진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영향으로 고전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등 브랜드업체와 토니모리 등 브랜드숍이 발주물량을 줄이면서 화장품 ODM업체의 실적이 부진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화장품 ODM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가 증가해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 한국콜마·코스맥스 주가 하락…성장둔화 우려 반영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9만200원을 기록했던 한국콜마 주가는 지난 19일 7만5천100원까지 떨어졌다. 한 달 새 20.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맥스 주가도 13만4천원에서 11만500원으로 떨어져 21.3%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등 화장품 ODM 업체 '빅2'의 주가가 최근 하락한 것은 화장품 ODM업체의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국내 사업 성장률 둔화 등으로 화장품 ODM 업체가 예전보다 성장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생기면서 주가가 하락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화장품 ODM 업체는 그동안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콜마 매출은 2014년 4천612억5천266만원에서 지난해 6천674억6천919만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468억4천377만원에서 734억2천996만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코스맥스 매출은 3천339억5천741만원에서 7천569억6천356만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243억3천824만원에서 526억1천560만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국내 소비부진과 사드 갈등의 여파로 화장품 브랜드업체와 브랜드숍의 실적이 하락하면서 경고음이 들리고 있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아모레퍼시픽 등 브랜드업체의 실적이 하락했고 화장품 브랜드숍 간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며 "브랜드업체와 브랜드숍이 실적 둔화로 화장품 발주를 줄이면 화장품 ODM 업체들의 성장 둔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 화장품 ODM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들…경쟁 심화↑

화장품 ODM 시장에 진출하는 업체가 늘어나면서 경쟁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토니모리는 지난 2월 화장품 제조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하며 화장품 ODM 사업에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화장품 브랜드사업을 하는 토니모리와 ODM 사업을 하는 메가코스 제조로 분할해 사업 전문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메가코스는 지난달 경기도 화성공장을 준공하고 가동에 들어갔다.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도 지난 2월부터 경기도 오산공장에서 화장품 제조를 시작했다.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는 2015년 말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사 인터코스가 지분율 50대 50으로 설립한 합작 법인으로, 화장품 ODM 회사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ODM 사업은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 시장진입이 가능하다"며 "사업자 자격에 관한 관련 법령 또는 정부 규제가 거의 없어 진입장벽도 낮다"고 말했다.

서영화 교보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화장품 ODM업체가 늘어나면서 공급과잉과 경쟁과열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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