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차세대 성장동력인 아세안 화장품 시장에서 오는 2020년 매출 5천억원을 달성해 1위가 될 것이다"

나정균 아모레퍼시픽 아세안 법인장(상무)은 17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나 법인장은 아세안 화장품 시장의 성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서 현지화 기준으로 아모레퍼시픽 매출이 40% 이상 성장했다"며 "올해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5개국에 법인을 설립해 아세안 시장에 진출해 있다.

아세안 시장의 중심에는 아세안 경제공동체(AEC)가 있다. 지난 2015년 12월 출범한 AEC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브루나이, 싱가포르, 미얀마, 라오스 등 10개국이 참여한 경제연합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작년 아세안 화장품 시장규모는 73억 달러로 전년비 8.8% 성장했고 2020년까지 연평균 10.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태국 등 아세안 내 성숙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4~8%의 성장률을,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신흥시장은 연평균 10~14%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 법인장은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국내 화장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진 점도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2007년 발효된 한-아세안 FTA에 따라 올해 1월부터 아세안 시장으로 수출되는 국내 화장품은 무관세 적용을 받는다. 구체적으로 싱가포르,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서 무관세가 적용된다.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등에서는 관세가 점진적으로 철폐될 예정이다.

반면 한국의 주요 경쟁 상대인 프랑스와 미국의 화장품에는 기본관세율 10~30%가 적용된다.

나 법인장은 "한-아세안 FTA로 국내 화장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졌다"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아세안 화장품 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은 연구·혁신(R&I) 조직을 설립하고 생산공장 건설을 결정하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는 "아모레퍼시픽은 올 1월 싱가포르에 R&I 조직을 설립했다"며 "싱가포르 과학기술연구청(A*STAR)과 협업해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A*STAR와 함께 라네즈의 안티에이징 기술을 개발한 후 '라네즈 퍼펙트 리뉴 리제너레이터' 제품에 기술을 적용한 결과, 기존 제품 대비 70% 성장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나 법인장은 "1천100억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말레이시아 조호르주에 있는 누사자야 산업지역에 생산기지를 건설할 것"이라며 "생산공장이 완공되면 아모레퍼시픽 제품을 아세안 시장에 신속하고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은 국내에서 화장품을 생산해 아세안으로 수출하고 있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생산기지는 프랑스(사르트르)와 중국(상해) 등 2곳에 있다.

나정균 법인장은 아세안 화장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현지화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있는 아세안 시장에서 고객의 개별적인 니즈(필요)에 맞춘 화장품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세안 시장 고객은 고온 다습한 기후 때문에 포어 컨트롤(Pore-control) 타입 등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모레퍼시픽은 아세안 시장 고객에게 최적화된 뷰티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싱가포르에 있는 R&I 조직에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나 법인장은 성장하는 아세안 온라인 화장품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결제수단이나 배송 등의 인프라가 열악해 아세안 화장품 시장에서 온라인 비중은 전체 유통채널의 약 1%에 불과하다"면서도 "아세안 온라인 화장품 시장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55.7%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나 법인장은 "향후 아세안 국가의 인터넷 인프라가 개선되면서 온라인 화장품 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그는 싱가포르 법인에 전자상거래 전담조직을 두고 아세안 온라인 화장품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정균 아모레퍼시픽 아세안법인장. 아모레퍼시픽 제공>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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