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삼성전자 실적 호조세가 원화 강세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일부 증권사는 원화 강세를 반영해 올해 삼성전자 실적 전망치를 낮추면서 목표주가도 하향 조정했다.

삼성전자는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오전 9시12분 현재 전일보다 4만6천원(1.83%) 내린 246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에도 3% 넘게 떨어졌다.

삼성전자 주가 하락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밑돈 데 이어 올해 실적 전망도 불확실하다는 점이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삼성전자는 전일 매출액 66조원, 영업이익 15조1천억원의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이는 전 분기보다 각각 6.4%, 3.9%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시장 전망치인 영업이익 15조9천억원을 밑돈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가 하락이 본격화됐다.

4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돈 것은 원화 강세 이유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반도체 부문과 모바일인터넷(IM) 부문의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낮아 환율 영향이 적지 않았음을 방증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해 9월 말 1,145원에서 지난해 말 1,070원까지 떨어졌다.

연초에도 원화 강세 기조가 이어지면서 올해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2일 1,061원선까지 내려갔다. 최근 1,070원선에 다시 복귀했지만, 달러 약세 기조에 따라 재차 하락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팀장은 "최근 국내 기관투자가의 삼성전자 매도가 강한 편인데, 실적 불안에 따른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이라 보여진다"며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안 심리가 있는 와중에 원화 강세까지 겹치면서 비중을 조금씩 줄이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330만원에서 32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달 21일 목표주가를 한 차례 낮춘 이후 추가적인 조정이다.

송명섭 연구원은 "최근 추가 환율 하락에 따라 올해 연평균 달러-원 전망치를 기존의 1,097원에서 1,066원으로 하향하고 이를 반영해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60조3천억원에서 58조9천억원으로 낮췄다"며 "다만, 올해 연간 이익 증가와 주주 환원 정책 강화를 고려해 투자의견 매수는 유지한다"고 말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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