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CJ그룹이 CJ오쇼핑과 CJ E&M의 합병을 결정했다. CJ오쇼핑의 상품 기획역량과 CJ E&M의 콘텐츠 제작역량을 더해 사업경쟁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오는 2030년 3개 이상의 사업에서 글로벌 1등이 되겠다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월드베스트 CJ'를 실현하려는 목표도 이번 합병 결정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 CJ그룹, CJ오쇼핑·CJ E&M 합병 결정…"시너지 창출 기대"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오쇼핑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CJ E&M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CJ오쇼핑은 존속법인, CJ E&M은 소멸법인이 된다. CJ오쇼핑은 CJ E&M 영업을 그대로 승계하며 CJ오쇼핑은 합병비율에 따라 CJ E&M 주주에게 신주를 교부한다.

CJ오쇼핑과 CJ E&M 합병비율은 1대 0.41이다. CJ오쇼핑과 CJ E&M의 보통주 주당 평가가액은 각각 22만8천818원, 9만3천916원으로 산출됐다. 합병 기일은 오는 8월 1일이며 합병 신주는 같은 달 22일에 상장된다.

CJ그룹이 CJ오쇼핑과 CJ E&M의 합병을 결정한 것은 두 회사가 합병 후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연결기준 CJ오쇼핑은 신유통, 유선방송업, 엔터테인먼트 사업 등을 하고 있다. 신유통 사업은 홈쇼핑 방송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CJ E&M은 방송, 영화, 음악, 공연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CJ그룹은 CJ오쇼핑의 상품 기획역량과 CJ E&M의 콘텐츠 제작역량이 더해지면 사업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CJ오쇼핑이 최근 강화하고 있는 T커머스 분야가 대표적인 예다.

T커머스는 텔레비전(television)과 상거래(commerce)를 결합한 단어로, 텔레비전 시청 중에 전화를 사용하지 않고 전용 리모컨을 사용해 상품정보를 확인하고 구매까지 할 수 있는 양방향 서비스를 말한다.

T커머스에서는 콘텐츠가 중요하다. 소비자가 콘텐츠를 접한 뒤 자연스럽게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CJ오쇼핑은 T커머스 콘텐츠를 대폭 늘리고 있다. CJ오쇼핑은 오는 18일 유명 유튜버 국가비가 진행하는 '헬로가비'를 자체 제작해 방송하는 등 올 1분기 중 T커머스 콘텐츠 3~4개를 추가 편성할 예정이다.

이 같은 콘텐츠는 쇼핑 채널 'CJ오쇼핑 플러스'뿐만 아니라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에서도 시청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CJ오쇼핑이 CJ E&M의 콘텐츠 제작역량을 흡수하면 크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게 CJ그룹의 판단이다.

2011년 3월 온미디어, CJ미디어, CJ인터넷, 엠넷미디어, CJ엔터테인먼트 등 CJ그룹 내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계열 5개사를 흡수·합병한 CJ E&M은 영화, 방송, 음악 등을 제작하는 국내 최대 콘텐츠회사다.

◇ 이재현의 '월드베스트 CJ'…융복합 미디어 커머스기업 도약

모든 사업에서 세계 최고가 돼야 한다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철학도 이번 합병을 결정하게 된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작년 5월 약 4년 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한 이재현 회장은 '2017 온리원 콘퍼런스'에서 "2020년 '그레이트(Great) CJ'를 넘어 2030년 '월드 베스트(World Best) CJ'를 달성해야 한다"며 "2030년에는 3개 이상의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고, 궁극적으로 모든 사업에서 세계 최고가 되는 월드베스트 CJ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2010년 열린 온리원 콘퍼런스에서 2020년까지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0조원, 해외 매출 비중 70%를 달성한다는 '그레이트 CJ'를 발표했다.

CJ그룹은 CJ오쇼핑과 CJ E&M이 글로벌 인프라를 상호 공유하면 글로벌 사업이 확대되고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CJ오쇼핑은 현재 태국과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서 현지 주요 미디어 기업과 합작관계를 맺고, CJ E&M은 베트남과 태국, 터키 등에서 사업거점을 확보했다.

CJ그룹은 두 회사가 구축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콘텐츠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커머스를 선보이거나 콘텐츠 합작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합병이 신사업 추진과 육성에 도움이 된다는 점도 합병 배경으로 꼽힌다.

CJ오쇼핑과 CJ E&M의 합병 이후 CJ그룹은 CJ E&M이 보유한 TV,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의 이용자 행태 분석데이터와 CJ오쇼핑이 보유한 커머스 빅 데이터, 트렌드 데이터를 결합해 개인별 맞춤형 콘텐츠와 브랜드 상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두 회사의 커머스 역량과 콘텐츠 제작역량을 집약하면 사업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이라며 "융·복합 미디어 커머스 기업으로 도약해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세계 최고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J 로고. CJ그룹 제공>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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