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최근 국내 게임업체들이 가상화폐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에 투자하는 것은 물론 직접 채굴에 나서는 업체도 등장했다.

업계에서는 게임사들의 가상화폐시장 진출이 블록체인 분야를 선점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사행성 논란 등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2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NHN엔터테인먼트는 투자전문 자회사인 NHN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중국 가상화폐 거래소 '오케이코인'에 투자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오케이코인은 중국의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한 곳으로 중국 정부의 규제가 심해지자 가상화폐 거래가 활발한 한국 진출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정식 오픈 예정인 오케이코인코리아 홈페이지에는 NHN엔터테인먼트가 투자 파트너로 소개되기도 했다.







국내 IT·게임업체가 가상화폐 거래소에 투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넥슨의 지주회사 엔엑스씨(NXC)는 지난해 9월 국내 최초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빗을 913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넥슨은 "가상화폐 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코빗 인수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도 현재 거래액 세계 1위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의 운영사 두나무의 지분 8.84%를 보유 중이다. 자회사 케이큐브벤처스와 청년창업펀드를 통해 투자한 지분까지 더하면 실질 지분율은 약 23%로 추정된다.

최근에는 단순히 거래소 설립이나 투자에 그치지 않고 가상화폐 사업에 직접 진출하겠다는 게임사들도 늘고 있다.

중견게임사 엠게임은 이달 중 설립하는 자회사를 통해 가상화폐 채굴 사업에 착수한다. 아울러 가상화폐 관련 사업과 블록체인 기술을 온라인게임에 접목시키는 등 사업 영역을 중장기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한빛소프트는 올해 블록체인 플랫폼과 가상화폐 개발 사업에 진출하고 해외 법인을 통해 ICO(가상화폐 공개)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처럼 게임업체들이 앞다퉈 가상화폐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가상화폐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이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블록체인의 암호화 기술을 기반으로 게임을 개발하거나 가상화폐 채굴 기술을 게임 스토리에 담는 등 이미 다양한 시도들이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또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여러 게임에서 쓸 수 있는 범용 게임 머니를 만들거나 아이템 구매에 가상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가격 변동성이 큰 가상화폐의 특성상 당장 이런 구상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가상화폐가 실제 게임에 적용될 경우 사행성 논란에 더욱 불을 지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도 가상화폐를 적용한 사행성 게임이 나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사업 다각화가 필요한 게임업체들은 이미 블록체인 기술 연구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며 "다만, 가상화폐를 보는 정부의 시선이 곱지 않아 사업화 방향에 대해서는 고민이 많다"고 전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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