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지난해 애경그룹의 주력 계열사 애경산업의 현금창출력이 악화됐다. 운전자본 부담이 증가한 탓으로 분석된다.

화장품과 생활용품을 제조·판매하는 애경산업은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 애경산업, 작년 1~3분기 영업현금흐름 '마이너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애경산업의 영업현금흐름은 마이너스(-) 30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307억원)와 비교해 현금유입이 600억원 넘게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 애경산업의 당기순이익이 329억원으로 전년 동기(272억원) 대비 21% 증가했는데도 현금창출력이 악화된 것은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 애경산업 매출채권은 2015년 561억원, 2016년 563억원, 작년 3분기 말 783억원으로 증가했다.

대손충당금도 2015년 5억9천만원, 2016년 9억6천100만원, 작년 3분기 말 16억원으로 늘었다. 매출채권 대비 대손충당금 비율도 1.1%, 1.7%, 2%로 증가했다.

기업은 매출채권 중 회수가 힘들다고 예상되는 채권에 대해 대손충당금을 설정한다. 이런 매출채권 증가로 작년 1~3분기 애경산업에서 현금 220억원이 유출됐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작년 추석 연휴일정이 10월 초에 있어 선물세트 매출이 9월에 집중됐다"며 "9월 말 기준으로 매출채권이 일시적으로 크게 증가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재고자산도 2014년 597억원, 2015년 616억원, 2016년 622억원, 작년 3분기 말 623억원으로 증가했다. 재고자산이 증가하면 재고관리 비용이 늘어나고 재고자산의 현금화 기간이 길어진다.

재고자산 증가로 지난해 1~3분기 애경산업에서 51억원의 현금이 빠져나갔다. 전년 동기 8억원이 유입된 것과 대비된다.

◇ 매입채무 감소…마포애경타운 선급임차료도 영향

매입채무가 줄면서 277억원이 유출된 점도 현금흐름 악화요인으로 지목된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작년 3분기 매입에 따른 결제 기간이 기존 60일을 초과하는 업체에 대해 모두 60일 이내로 단축했다"며 "이에 따라 현금 유출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애경그룹 통합사옥 입주에 따른 선급 임차료가 늘어난 점도 현금흐름 악화에 영향을 줬다. 애경그룹은 서울 마포구 공항철도 홍대입구역 역사(驛舍)에 그룹 통합사옥을 짓고 있다.

이곳에 그룹 지주사 AK홀딩스, 애경산업, AK켐텍, AM플러스자산개발, AK아이에스, 마포애경타운 등이 오는 8월 입주한다.

그룹 통합사옥 규모는 연면적 기준 약 1만6천평이다. 이곳에는 그룹 계열사가 이용하는 업무시설(7층~14층), 제주항공에서 운영하는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 홍대' 호텔 294실(7층~16층)이 생긴다. AK플라자에서 운영하는 쇼핑몰(1층~5층)도 들어선다.

애경그룹은 계열사에서 30년간 임대료를 미리 받는 방식으로 그룹 통합사옥 건설비용 일부를 조달했다. 이에 따라 애경산업도 2016년 9월부터 오는 7월까지 289억원을 나눠 낸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각 계열사가 내는 선급 임차료는 그룹 통합사옥의 미래 예상 임대수익을 현재가치로 할인한 뒤, 각 계열사가 사용하게 되는 면적 비율로 나눠 산출했다"며 "애경산업은 총 업무시설 면적의 약 47%를 사용한다"고 했다.





<애경그룹 통합사옥 조감도. 애경그룹 제공>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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