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애경산업의 현금이 감소하고 총 차입금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현금창출력이 악화한 가운데 투자규모가 증가한 결과로 풀이된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에게 지원금을 지급한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 애경산업, 현금 감소·차입금 증가…투자 증가 영향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애경산업 총 차입금은 369억원으로 2016년 말(53억원) 대비 약 598% 증가했다. 차입금은 모두 단기차입금으로 이뤄져 있다.

차입금 의존도는 2016년 2.4%에서 작년 3분기 말 15.3%가 됐다.

현금은 감소했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애경산업 현금및현금성자산은 86억원으로 2016년 말(205억원) 대비 약 58% 줄었다.

영업현금흐름이 감소한 가운데 유·무형자산 투자규모가 증가한 탓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3분기 애경산업의 영업현금흐름은 마이너스(-) 30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307억원)와 비교해 현금유입이 600억원 넘게 감소했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증가하고 매입채무가 감소하면서 현금 548억원이 빠져나간 탓이다.

영업활동으로 현금을 창출하지 못했는데 투자규모는 늘었다.

실제 애경산업 유형자산 투자액은 2015년 49억원, 2016년 84억원, 작년 1~3분기 86억원이다. 같은 기간 무형자산 투자액은 10억원, 3억원, 9억원이다.

이에 따라 애경산업의 유·무형자산 투자규모는 2015년 59억원, 2016년 87억원, 작년 1~3분기 95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4분기 투자액을 감안하면 작년 전체 투자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애경산업 관계자는 "공장 기계장치와 설비, 소프트웨어를 구매하고 특허·상표권 등록 비용이 발생하면서 투자규모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애경산업은 청양공장과 대전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활용품과 화장품을 생산한다.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지원금 지급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에게 약 93억원 규모의 지원금을 지급한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애경산업과 SK케미칼은 2002년 10월부터 2013년 4월 2일까지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 성분이 포함된 '홈클리닉 가습기 메이트'를 제조·판매했다.

또 애경산업과 이마트는 2006년 5월부터 2011년 8월 31일까지 '이마트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했다.

이 때문에 가습기 살균제를 쓴 소비자가 폐 손상 등으로 사망하거나 폐 질환에 걸린 일이 발생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됐다.

이런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애경산업은 충당부채를 설정했다.

애경산업 충당부채는 2015년 말 1억9천969만원에서 2016년 말 116억1천654만원으로 약 5천717% 증가했다.

이런 충당부채는 작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에게 약 93억원 규모의 지원금을 지급하면서 감소했다. 작년 3분기 말 애경산업 충당부채는 1억8천845만원이다.

이처럼 지난해 자금이 필요한 곳이 늘어나자 애경산업은 자산 등을 매각해 자금 일부를 조달했다. 차입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 작년 1~3분기 애경산업은 단기금융상품과 유·무형자산 일부를 처분했다. 단·장기 대여금과 보증금을 회수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애경산업은 124억원을 마련했다. 전년 동기 단·장기 대여금과 보증금 회수 등으로 1억원을 조달한 것과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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