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 1조원이 넘는 이른바 '시총 1조 클럽' 중에서 10% 넘는 종목이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투자의견 없이 방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총 1조 클럽은 사실상 대형주로 분류돼 거래가 많이 되는 종목군이지만, 리서치 의견이 없으면 투자 판단은 오롯이 투자자들 몫이 된다.

30일 유안타증권 등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 중 현재 시가총액이 1조원을 웃도는 종목은 213개다. 2016년 말 176개에서 1년 3개월 만에 40여 개 늘어났다. 제약/바이오주는 13개에서 29개로 증가했다.

이 기간 시총 1조 클럽 종목이 많이 늘어난 것은 증시 호조에 따른 주가 상승 영향이 크다. 대어들의 신규 상장과 대기업의 기업분할 등도 비교적 활발했다.

문제는 시총 1조원대 종목이 빠르게 늘어나는 것과 달리 이들 종목에 대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커버리지 비율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유안타증권은 시총 1조원 이상 종목 중 2건 이상의 투자의견이 제시된 비율이 현재 85%라고 분석했다. 2012년에는 96%에 달했고, 2016년에도 90%대(91.5%)를 웃돌았다.

현재 시총 1조 클럽 213개 중 최근 3개월간 투자의견이 아예 없는 종목은 26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5개가 제약/바이오에 속한 종목군이다.

이는 최근 6개월 내 주가가 급등하며 목표주가 산정의 근거가 되는 멀티플 조정에 부담이 생긴 경우가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적에 대한 가시성이 뚜렷하지 않아 밸류에이션 산출 자체가 쉽지 않은 종목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추정치와 투자의견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성공 가능성과 성공할 경우 매출 및 이익 규모에 대해 현재로서는 확신에 찬 예측이 어려움을 뜻한다"며 "현재 이들 주가가 그 가능성을 어느 정도 반영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온전히 투자자의 몫이다"고 말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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