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국내증시가 연일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우려가 좀처럼 걷히지 않는 탓이다. 뉴욕증시가 급등락을 보이면서 이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는 천수답 장세 양상도 더욱 짙어졌다.

5일 코스피는 오전 9시47분 현재 전일보다 15.58포인트(0.65%) 오른 2,423.42에 거래됐다. 장중 1% 가까이 올랐다가 상승폭이 축소됐다.

전일에는 1.4% 급락으로 마감했다. 장 초반 상승세를 유지 못 하고 오후 들어 급락세로 돌아섰다.

기관과 외국인 등 주요 수급 주체의 투자 심리가 불안한 양상을 보이면서 장중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날 국내증시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 역시 전일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간밤에 뉴욕증시가 반등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지만, 뉴욕증시 역시 그날그날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어 상승세가 유지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4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30.94포인트(0.96%) 상승한 24,264.30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다우지수는 이날 장중 고점과 저점 차이가 700포인트에 달했다. 장 초반에는 양국의 보복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한 불안감으로 다우지수가 530포인트가량 내리는 등 불안을 노출했다.

전일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의료와 항공, 반도체 기계, 산업용 로봇, 화학 등 약 1천333개의 중국산 관세 대상 품목을 공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서 수입되는 약 500억 달러어치에 해당하는 상품에 약 25%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에 중국도 곧바로 미국산 대두와 자동차, 항공기, 화공품 등 14개 분야 106개 품목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관세 부과 대상 금액도 500억 달러 상당으로 미국의 조치에 그대로 대응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대중국 무역관세가 최종적으로 발효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하며 투자 심리를 되살렸지만, 무역분쟁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시진핑의 강경 대응으로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재점화했는데, 다음 달 22일까지 미국과 중국의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우위 선점을 위한 각국의 하드볼 정책이 지속된다면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양국의 하드볼 정책 대응으로 당분간 주식시장은 변동성이 높은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다"고 덧붙였다.

대신증권은 올해 2분기 코스피 목표지수를 3,000에서 2,750으로 낮추기도 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연초부터 불거진 트럼프발 무역분쟁 리스크는 글로벌 경기 정점 통과 시점을 앞당기고 물가상승 압력을 높이는 변수로, 주식시장 불마켓의 마지막 국면을 향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중 무역분쟁이 현실화하고 글로벌 경기회복이 둔화할 경우 글로벌 교역환경에 민감한 한국경제는 타격이 예상된다"며 "실제로도 코스피 등락의 선행성을 보여왔던 한국의 경기선행지수가 둔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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