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의 시리아 공습에 따른 중동 지역 리스크가 부정적인 요인이기는 하지만 국내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가 시리아 악재를 상쇄해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16일 지난해 이맘때 미국의 시리아 공습 당시에도 주가가 크게 요동치지 않았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미국은 지난해 4월7일 한국 시각 장중에 시리아를 공습했다. 코스피는 이 소식에 2,154에서 2,142까지 하락했지만, 그 폭은 크지 않았다. 이후 사흘간 주가 조정이 진행되고서 빠르게 낙폭을 만회했다.

미국은 영국, 프랑스와 함께 지난 14일 새벽(시리아 현지시간) 시리아 내 화학무기 기반 시설을 공습했다. 지정학적 위험이 커질 수 있는 부분이지만, 미국 정부가 러시아와 마찰을 피하려고 추가 공습은 없다고 못 박으면서 이번에도 그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러시아는 현재 직접적인 반격보다 유엔총회 소집 촉구를 통한 외교적 해설에 나서고 있다"며 "곧 터질 듯했던 시리아에 대한 군사 공격이 추가로 진행될 가능성이 작아져 증시나 원자재 시장이 받을 충격은 오히려 작아졌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시리아 공습에도 주가 변동성 지수인 VIX에 큰 변화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VIX는 시리아 공습 직후 18.5포인트까지 올랐다가 다시 17.4포인트로 하락했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리아 공습 이후 VIX의 반락은 시리아 사태에 따른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지 않음을 시사한다"며 "미국 등 서구 세력이 추가 공습에 대해서 신중한 태도를 보여 단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시리아발 지정학적 위험이 당분간 시장 변동성을 키울 여지는 있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시리아 화학무기 시설에 대한 미사일 공격과 이에 대한 러시아의 반발은 무역전쟁에 이어 또 다른 정치적 불확실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외 환율을 비롯한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가 공개된 것을 계기로 외환시장 안정과 그에 따른 외국인 수급 회복이 기대된다는 평가도 있다. 시리아 공습에 따른 악재를 상쇄해줄 만한 호재로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 재무부가 지난 13일(현지 시간) 공개한 환율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기존의 관찰대상국을 유지했다. 우리나라를 환율조작국 또는 심층분석대상국으로 지정할 것이란 우려가 걷히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드리웠던 불확실성도 해소됐다.

곽현수 연구원은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에서 한국과 중국이 관찰국의 지위를 유지하면서 무역 분쟁 및 환율 전쟁 가능성은 최악을 지나 점차 안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며 "이변이 없었던 미 환율보고서가 시리아 악재를 상쇄할 가능성이 커졌다.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까지 글로벌 증시는 다시 상승세로 접어들 확률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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