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삼성전자 주가의 고공행진이 국내증시를 견인하는 힘이 떨어지면서 시장 전반에 경계론이 스며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의 실적 호조는 상당 부분 반영된 측면이 있는 반면에 미국 금리인상이나 지정학적 이슈 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며 일시적인 조정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삼성전자는 10일 오후 1시40분 현재 전일보다 4만1천원(1.71%) 오른 243만4천원에 거래됐다.

반면에 코스피 상승폭은 미미한 수준이다. 같은 시간 코스피는 전일보다 0.29% 오른 2,386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역대 최고치를 다시 경신하면서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코스피는 삼성전자 주가 상승폭에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삼성전자의 최고가 경신은 지난 주 후반에 나온 깜짝 실적에 근거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14조원의 잠정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8조1천400억원보다 72.0% 증가해 분기 기준으로 기존 최고 성적이었던 2013년 3분기의 10조1천600억원을 넘겼다.

삼성전자가 실적을 내놓은 지난 7일에는 차익실현 물량 등으로 주가가 하락했지만, 이날 증권사들이 실적 전망치를 일제히 높게 잡으면서 다시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290만원에서 310만원으로 높였다. 하나금융투자와 동부증권도 3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삼성전자가 큰 폭으로 오른 것이 주식시장 전반의 강세로 이어지고 있지만, 그 영향력은 이전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실적 호조세를 받아 시장을 이끌만한 기업이 나올 수 있을 지 의구심이 있기 때문이다.

류용석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분기 깜짝 실적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라 이달 중반 이후 국내증시가 본격적인 실적 부담에 직면할지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장 기업 전반적으로 2분기 실적이 양호하게 나오더라도 증시 파급 효과는 이전보다 약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외 변수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어 국내 호재 요인이 덜 반영될 수 있다는 의미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주말 삼성전자 실적이 서프라이즈를 연출했음에도 추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지 못했음을 고려하면 양호한 2분기 실적 만으로는 추가 상승 동력이 발생하기 어려울 것이란 해석도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세는 기업 이익보다는 미국의 고용지표 발표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 외적인 요소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며 "당분간 대외 변수로 인해 코스피에 대한 관망심리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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